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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애들 엄마 원한다”…故 김수미의 37살 일기

입력 | 2024-12-12 11:19:00

ⓒ뉴시스


고(故) 김수미(본명 김영옥·1949~2024)가 30대부터 말년까지 솔직한 심정을 털어놓은 일기가 책으로 출간된다.

12일 출판업계에 따르면 김수미의 일기를 담은 ‘나는 탄원한다 나를 죽이는 모든 것들에 대하여’가 책으로 출간된다.

책에서 그는 37살에 “화려한 인기보다는 조용한, 평범한 애들 엄마 쪽을 많이 원한다”며 “적당하게 일하고 아늑한 집에서 자잘한 꽃을 심어놓고 좋은 책들을 읽으며 애들이 학교에서 돌아올 시간을 기다리고 싶다”고 소망했다.

50대가 된 김수미는 “어제 녹화도 잘했다. 다시 데뷔하는 마음으로 전력 질주해서 본때를 보여주자”며 각오를 다지기도 했다.

김수미는 말년에 공황장애를 앓았다.

그는 “이 책이 출간된 후 가족에게 들이닥칠 파장이 두렵다. 자살을 결심한 사람들, 그리고 청소년들에게 제가 지금 이 나이에, 이 위치에 있기까지 제 삶의 철학을 알려주고 싶다”고 전했다.

올해 1월 일기에는 “공황장애의 숨 막힘의 고통은 어떤 약으로도 치유할 수 없다”며 “공황장애, 숨이 턱턱 막힌다. 불안, 공포, 정말 생애 최고의 힘든 시기였다. 정말 밥이 모래알 같았다”고 밝혔다.

또, 김수미의 이름을 걸고 식품을 판매해 온 회사와 갈등이 생겨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은 심경도 전했다.

그는 작년 “하루하루가 고문”이라며 “잠도 수면제 없이 못 잔다. 지난 한 달간 불안, 공포, 맘고생은 악몽 그 자체였다. 회사 소송 건으로 기사 터질까 봐 애태웠다”고 털어놨다.

그는 “주님, 저는 죄 안 지었습니다. 횡령이라니 정말 어이가 없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유족은 김수미의 고통을 옆에서 지켜봐 안타까운 마음에 일기를 공개했다고 전했다. 책 인세는 전액 기부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앞서 지난 10월 김수미는 올해 서울국제영화대상에서 특별공로상을 받았다. 상은 며느리인 배우 서효림이 대신 받았다. 서효림은 “지금은 영원한 하늘의 별이 된 고(故) 김수미 선생님의 며느리”라고 자신을 소개한 뒤 “어머니에게 이런 상을 줘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김수미는 지난 10월24일 고혈당 쇼크로 세상을 떠났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