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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원내대표에 ‘친윤’ 권성동…“지금 당론은 탄핵 부결, 변경여부 총의 모을 것”

입력 | 2024-12-12 11:52:00

106표 중 72표 획득…친한 지원받은 김태호 꺾어
“당 하나 돼야…대선 대비 태세 마치고 물러날 것”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 조기퇴진 및 비상 계엄 사태 수습 방안 등을 논의하기 위한 중진 의원 회동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 새 원내대표로 5선의 친윤(친윤석열)계 권성동 의원이 선출됐다. 이번 선거는 친윤계와 중진 의원이 지원하는 권 의원과 친한(친한동훈)계와 일부 초·재선 의원의 지지를 받는 4선 김태호 의원의 2파전으로 치러졌다. 

국민의힘은 12일 의원총회를 열어 12·3 비상계엄 사태로 사퇴한 추경호 전 원내대표의 후임을 선출하는 투표를 진행했다. 국민의힘 의원 108명 가운데 106명이 투표에 참석한 결과 권 의원이 72표를 획득해 34표를 얻은 김 의원을 누르고 새 원내대표로 선출됐다.

권 신임 원내대표는 직후 의원들을 향해 “이제 정말 우리는 하나가 돼야 한다. 원내대표 선거 시작 무렵처럼 그러한 행태 반복돼선 안 된다. 하나되기 위해 서로의 의견을 끝까지 듣는 그런 힘과 아량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총 시작부에선 한동훈 대표와 친윤계 의원들 간 고성이 섞인 설전이 그대로 생중계됐다. 한 대표는 비상계엄 선포 배경을 설명하는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를 두고 “사실상 내란을 자백하는 내용”이었다고 말하자 친윤계 의원들이 고성을 지르며 항의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같은 사태를 지칭한 것이다. 

권 원내대표는 “지금은 엄중하고 엄혹하지만 하나가 돼서 국민을 향해 다가갈 때 국민들의 마음도 조금씩 열릴 것”이라면서 “(저는) 당의 어려운 시기를 정리하고 조만간 잇을지도 모르는 대선에 대비하는 태세까지 마치고 물러나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한 대표가 윤 대통령을 제명, 출당하기 위한 당 윤리위원회를 소집하겠다고 한 것에 대해선 “윤리위를 소집해서 제명하는 것보다 그런 의사를 대통령실에 전달하면 대통령이 알아서 거취 문제를 판단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또 국회의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을 자유투표에 맡겨야 한다는 한 대표의 제안에는 “지금은 당론이 탄핵 부결“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를 변경하려면 의원 3분의 2 이상의 동의 필요가 필요하다. 의총을 열어서 당론을 변경 할지, 그대로 유지할지에 대해서 총의를 모아보겠다“라고 밝혔다. 

이번 원내대표 선거에서 친윤계인 권 원내대표는 친윤계와 중진 그룹의 지지를, 비윤계인 김 의원은 친한계와 일부 초·재선 그룹의 지지를 각각 받았다.

권 원내대표는 ‘친윤계 맏형’, ‘친윤계 핵심’이라는 상징성이 있는 인물이다. 여당 내부에는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선 비판적인 목소리가 많기는 하지만 탄핵 정국에선 당 운영 경험 등 경륜 있는 인사가 주도권을 쥐고 헤쳐나가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었다.

권 원내대표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과정에서 국회의 탄핵소추위원장을 맡았고, 윤석열 정부에서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를 지냈다. 이에 국민의힘 의원들이 김 의원의 두 배를 넘는 표를 권 원내대표에게 몰아준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국민의힘 의원들의 불참으로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첫 번째 투표가 부결된 데 이어 상징적인 친윤계 인사가 여당 원내사령탑으로 선출되면서 비판 여론이 거셀 것으로 보인다.  

권 원내대표는 원내대표 투표 전 정견발표에서 이번 원내대표 선거를 친윤계와 친한계의 대결로 보는 시각에 대해 “맞다. 저는 친윤이다”라고 했다. 그는 “정권교체를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뛰었다”면서도 “정권 창출 이후에는 인수위에 참여하지도 않았고 내각에 들어가지도 않았다. 대통령 선거기간부터 정권교체 이후에도 물밑에서 대통령에게 쓴 소리를 제일 많이 했다고 자부한다”고 강조했다.
김혜린 동아닷컴 기자 sinnala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