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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FA, 인권-일정 논란에도 2034 월드컵 단독 개최지로 ‘사우디’ 확정

입력 | 2024-12-12 15:00:00


국제축구연맹(FIFA)이 2034년 월드컵 단독 개최지로 사우디아라비아(사우디)를 확정했다. 인권과 일정 등 여러 논란이 나오고 있는 속에서 FIFA가 사우디의 손을 들어주면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FIFA는 12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211개 FIFA 회원국이 참석한 비대면 임시 FIFA 총회에서 2034년 FIFA 월드컵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연다”며 “2034년 FIFA 월드컵 개최국 선정 과정은 지난해 10월 FIFA 평의회가 만장일치로 제안하고, 모든 대륙연맹의 지지를 받으며 철저한 유치 과정을 통해 선정됐다. 대륙 간 균형과 개최 주기의 조화를 고려한 이번 결정은 축구계를 하나로 묶기 위한 FIFA의 노력이 담겨있다”고 알렸다. 사우디의 개최로 아시아에서는 2002 한일 월드컵과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이후 12년 만이자 통산 세 번째로 월드컵이 열리게 됐다.

하지만 여성 인권, 언론 탄압 문제로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는 사우디에 월드컵 개최권을 주면서 FIFA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사우디는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추진하는 ‘비전 2030’ 사업의 일환으로 수년 전부터 스포츠 분야에 대규모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국제앰네스티는 이날 “적절한 인권 보호가 마련되지 않은 채 2034년 월드컵 개최권을 사우디에 주기로 한 FIFA의 무모한 결정은 많은 생명을 위험에 빠뜨릴 것”이라며 “사우디아라비아에선 평화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사람도 감옥에 갇힌다. FIFA는 인권보호에 대해 사우디아라비아와 협상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번 결정은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일정도 문제다. 통상 월드컵은 여름인 6, 7월에 개최되지만 중동의 더위 때문에 사우디 대회는 겨울에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2022 카타르 대회도 비슷한 사정 탓에 그해 11, 12월에 치러졌다. 하지만 11, 12월은 유럽 대륙의 프로축구 리그가 열리고 있는 탓에 시즌을 중단해야 해 유럽 구단을 중심으로 일정에 대한 반발이 이어질 수 있다.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은 이날 “오늘날처럼 분열된 세상에서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결정을 내린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물론 논의와 토론, 실행의 장이 될 수 있으나 무엇보다도 단결과 축하의 날”이라고 말했다.




김정훈 기자 h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