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사이트 홍보 위한 낙서 사주 경찰 구속 수사 중 도주한 혐의도 1심 “상징적인 문화재 더럽혔다” 범행 실행한 고교생도 유죄 판결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 직원들이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 방향 경복궁 서편에서 스프레이 낙서로 훼손된 담벼락을 천으로 덮고 있다. 2023.12.16 [서울=뉴시스]
고등학생들로 하여금 경복궁 담벼락에 불법 사이트 주소 등을 낙서하도록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른바 ‘이팀장’이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부장판사 이현경)는 12일 문화재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강모(30)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 또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아동·청소년 관련 기간에 5년간 취업제한을 명령하고, 2억1000여만원을 추징하도록 했다.
함께 기소된 고등학생 임모(17)군에게는 장기 2년 단기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만 19세 미만인 그가 소년법 적용 대상이지만 “도주 우려가 있다”며 법정에서 구속했다.
아울러 김모(16)양은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2년 및 사회봉사 80시간, 불법 사이트 운영을 도운 혐의를 받는 남성 조모(19)씨에게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피고인 강씨의 범행은 경복궁이라는 상징적인 문화재를 더럽혀 사회적으로 충격을 줬다”며 “피고인의 범행을 모방한 범죄가 다음 날 발생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복구에 상당한 예산과 인원이 투입됐지만 완전한 복구는 불가했고, 1억3000여만원이 넘는 복구 비용도 보상하지 않았다”며 “범죄수익을 올리기 위한 범죄 행태 및 동기 등에 있어 비난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수사 중에 도주하기도 했다”며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가공의 인물을 만들어 내어 책임을 전가하려 했지만, 마지막 증거가 제출되자 자백하는 등 범행 후 정황도 좋지 않다”고 덧붙였다.
강씨는 지난해 12월14일 고등학생들에게 10만원을 건네고 경복궁 영추문 및 국립고궁박물관 담벼락 등에 페인트로 사이트 이름과 주소 등을 적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고등학생 임군은 강씨의 지시를 실제 이행했고, 김 양은 범행 도구 구매 현장과 범행 현장에 동행한 뒤 홍보 효과를 위해 언론사에 범행 사실을 제보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뿐만 아니라 강씨는 영화와 드라마 등 불법 영상 공유 사이트와 아동·청소년 성 착취물을 포함한 음란물 공유 사이트 2개 등 총 4개의 부적절한 사이트를 운영하고, 구속 상태로 경찰 조사를 받던 중 도주한 혐의도 받았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