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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 때문에 불똥 튄 영화 ‘소방관’…곽경택 “곽규택 실망, 尹 탄핵해야”

입력 | 2024-12-12 16:03:00

“코로나19, 곽동원 음주 사건 때문에 개봉 지연”



곽경택 감독이 8일 오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소방관’ 제작보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최근 개봉한 영화 ‘소방관’ 연출자 곽경택 감독이 자신의 동생인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을 향해 “크게 실망했다”며 “윤석열 대통령은 탄핵당해야 한다”고 밝혔다.

곽 감독은 12일 입장문을 내고 “저의 가족 구성원 중 막내인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이 당론에 따라 탄핵 투표에 불참한 것으로 인해 영화 ‘소방관’까지 비난의 대상으로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곽 감독이 이러한 입장문을 낸 것은 사연이 있다. 4일 개봉한 영화 ‘소방관’은 개봉까지 우여곡절을 겪었다. 2020년 코로나19가 터진 후 촬영을 시작했고, 언제 개봉시킬 수 있을지 미지수였다. 이후 코로나19가 사그라지면서 개봉 관련 이야기가 나오고 있을 때쯤 주연 배우 중 한 명인 곽도원이 음주 운전을 해 논란을 빚으며 개봉이 무기한 연기됐다. 

수년의 시간이 흐르고 드디어 극장에서 개봉하게 된 ‘소방관’은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선포 여파로 다시 시련을 겪게 됐다. 곽 감독의 동생인 곽 의원이 윤 대통령의 탄핵 투표에 불참한 사실이 알려졌고, 일부 누리꾼들이 “곽 의원 형의 작품인 ‘소방관’을 불매 운동해야 한다”고 했기 때문이다.

이에 곽 감독은 많은 사람들의 공과 노력이 들어간 ‘소방관’이 자신의 가족 때문에 피해가 갈까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인다.

곽 감독은 “저 또한 단체로 투표조차 참여하지 않았던 국회의원들에게 크게 실망하고 분노한 건 마찬가지”라며 “저는 대한민국에 대혼란을 초래하고 전 세계에 창피를 준 대통령은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반드시 탄핵을 받는 것이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행히 영화는 많은 관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지만 여전히 불안감은 제 온몸을 감싸고 있다”고 심경을 전했다.

곽 감독은 “우리나라는 과거에도 정치적 혼돈의 시기를 모든 국민들이 힘을 모아 함께 슬기롭게 헤쳐 나왔고 2024년 말의 이 어려운 시기 또한 잘 극복할 거라고 믿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앞으로도 계속 내가, 우리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영화나 책으로 마음대로 표현할 할 수 있는 세상이 되기를 간절히 기원해 본다”고 덧붙였다.

영화 ‘소방관’은 2001년 홍제동 화재 참사 사건 당시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화재 진압과 전원 구조라는 단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투입된 소방관들의 상황을 그린 작품이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