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대국민 담화를 하고 있다. 2024.12.12. 대통령실 제공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지금의 상황을 반성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을 합리화하고 사실상 내란을 자백하는 취지의 내용”이라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의 정신적 실체가 재확인됐다. 탄핵을 염두에 두고 헌법재판소 변론 요지를 미리 낭독해 극우 소요를 선동하고, 관련자들의 증거 인멸을 공개 지령한 것”이라며 윤 대통령을 즉각 체포할 것을 요구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 집무실에서 29분 분량의 녹화 담화를 발표하며 “(야당이) 비상계엄 선포가 내란죄에 해당한다며 광란의 칼춤을 추고 있다”며 “탄핵하든 수사하든 당당히 맞설 것”이라고 주장했다. “임기를 포함해 정국 안정 방안을 우리 당에 일임하겠다”고 한 지 5일 만에 하야를 거부하고 탄핵 심판에 맞서겠다는 뜻을 드러낸 것이다.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안건 42건을 이날 재가하며 국정 운영 재개도 시도했다. 그는 야당을 ‘망국적 국헌 문란 세력’으로 규정한 뒤 “하루가 멀다 하고 다수의 힘으로 입법 폭거를 일삼고 오로지 방탄에만 혈안이 되어 있는 거대 야당의 의회 독재에 맞서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와 헌정 질서를 지키려 했던 것”이라고 계엄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데 담화 내용 대부분을 할애했다.
윤 대통령은 또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 관리 전산시스템이 엉터리”라며 “그래서 이번에 국방장관에게 선관위 전산시스템을 점검하도록 지시한 것”이라고 했다. 보수층 일각에서 제기한 부정선거 의혹을 믿고 선관위에 계엄군 투입을 지시한 사실을 자인한 것이다. 선관위는 “부정선거에 대한 강한 의심으로 인한 의혹 제기는 자신이 대통령으로 당선된 선거관리 시스템에 대한 자기부정과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12일 오전 국회 본청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최고위원회의가 끝나고 다시 회의실로 와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