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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도 독재도 어렵네! 정치 소재 게임 [게임 인더스트리]

입력 | 2024-12-13 10:00:00


정치는 우리 삶과 일상에 깊숙하게 관여하는 복잡하고 쉽지 않은 주제입니다. 그래서 크게 관심을 두지 않는 사람들도 있고, 직접 정치 현장에 뛰어들고 싶지만 막상 쉬운 일이 아니라 마음에만 간직하고 있는 사람들도 많을 거라 봅니다. 그런데 재미있게도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을 통해 정치를 경험할 수 있는 게임들이 시장에 존재합니다.

게이머는 가상의 국가나 현존하는 실제 국가를 통치하는 수장이나 정치인이 되어 다양한 정책을 시도해 보고, 시민들의 요구에 귀 기울이며, 때로는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하는 순간들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게임이 단순히 오락거리를 넘어서 현실 정치의 복잡성과 도전 등 다양한 부분을 체험해 볼 수 있도록 돕습니다.

정치인들을 보며 “내가 해도 이것보다 잘하겠다.”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던 사람이라면 가지고 있었던 갈증을 해결해 줄 수도 있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어렵고 재미가 없을 것이라 생각했던 정치를 소재로 삼아 게이머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정치 관련 시뮬레이션 게임들의 대표작을 함께 살펴볼까요?

데모크라시 4 (출처=게임동아)


■ 정치를 내 마음대로! ‘데모크라시 4’

‘데모크라시 4’는 영국의 인디 게임 개발사인 포지텍 게임즈가 개발한 정치 시뮬레이션 게임입니다. 이 게임은 현대 정치의 복잡성을 정밀하게 모델링해 재미를 선사합니다. 대중 매체, 연립 정부, 비상 지휘권, 삼권 분립 체제 등 현대 정치의 다양한 요소가 포함돼 있죠.

게임은 이용자가 대통령이나 총리로서 국가를 통치하며 재선에 성공하는 것을 목표로 진행합니다. 게임 화면을 처음 보면 상당히 복잡하게 구성되어 있어 적응에 시간이 필요한데요. 각종 정책 상황이나 통계 등을 살펴보며 더 나은 나라를 만들어가야 합니다.

엄청나게 복잡한 게임 화면 (출처=게임동아)

이용자는 경제, 복지, 교육, 환경 등 여러 분야에서 정책을 펼칠 수 있고 기존 법안을 수정하여 국가를 운영할 수 있습니다. 양적 완화나 기본소득 등 다양한 정책부터 시작해 심지어 극단적인 자본주의나 사회주의 정책들도 얼마든지 만들어 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를 예로 들면 높은 교육열이나 K-문화와 관련된 정책도 얼마든지 시험해 볼 수 있습니다.

여기에 국가의 재정 관리와 테러와 같은 위기로부터의 대응 등 다방면에서 자신의 정치적 아이디어를 반영해 국가를 운영해 나갈 수 있습니다. 재선을 목표로 하는 게임인 만큼 가상 국민들의 의견과 반응을 고려해야 하는 것도 당연한 일입니다. 펼친 정책이 다양한 인구 집단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대응해 나가야 하죠.

게임의 최종 목표는 재선. (출처=게임동아)

게임에서는 우리나라는 물론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캐나다, 호주, 스페인, 이탈리아, 일본 등 다양한 국가를 체험해 볼 수 있는데요. 정교하게 만들어진 정치 시뮬레이션을 통해 자신의 정치적 아이디어를 반영해 재선에 도전해 보는 것도 재미있는 일이 될 수 있으리라 봅니다.

■ 독재도 어렵다. ‘트로피코 6’

트로피코 6 (출처=게임동아) 

‘트로피코’ 시리즈는 건설 경영 및 정치 시뮬레이션 게임입니다. 시리즈는 풍자와 유머를 통해 독재자의 삶을 현실감 있게 그려낸 블랙코미디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왔습니다. 최신작은 지난 2019년 발매된 ‘트로피코 6’입니다.

‘트로피코 6’는 림빅 엔터테인먼트가 개발하고 칼립소 미디어가 배급을 맡았습니다. 이용자는 카리브해 섬나라 트로피코의 지도자 ‘엘 프레지덴테’ 역할을 수행하게 됩니다. 이번 6편에서는 시리즈 최초로 여러 작은 섬으로 구성된 군도를 관리하는 시스템이 도입된 것도 특징입니다.

독재자 게임인데 독재가 어렵다. (출처=스팀)

이용자는 식민지 시대부터 세계 전쟁 시대, 냉전 시대, 현대 시대에 이르기까지 4개의 시대를 거치며 트로피코를 발전시켜 나갈 수 있습니다. 각 시대마다 경제, 정치, 사회적 도전 과제가 주어지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수립하고 인프라를 구축해야 합니다. 자유의 여신상, 에펠탑 등과 같은 세계 랜드마크급 유산을 ‘탈취’하여 건설 가능한 것도 게임의 포인트 중 하나죠.

게임의 포인트는 내부 세력과 외부 강대국과의 관계를 관리하며, 독재자 또는 민주적인 지도자로서의 길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독재자의 삶을 그린 건설 경영 및 정치 시뮬레이션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을 억압하는 독재자로서의 길보다 오히려 국민들의 말을 들어주며 민주적으로 장기 집권하는 대통령이 되는 것이 더 쉽죠. 참 아이러니한 게임입니다.

■ 민주주의의 꽃은 선거

민주주의의 꽃이라 불리는 선거를 다룬 게임들도 다수 존재합니다. 트럼프와 힐러리의 대결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던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를 소재로 한 ‘The Political Machine 2016’의 경우 도널드 트럼프, 힐러리 클린턴, 사라 페일린, 버락 오바마 등과 같은 전·현직 대선 후보 중 한 명으로 플레이를 진행해 대통령으로 만드는 게임입니다.

헬로우 대통령 (출처=게임동아)

2001년을 배경으로 ‘국내 최초의 본격 대선 시뮬레이션 게임’을 표방한 ‘헬로우 대통령’도 빼놓을 수 없죠. 무명의 후보를 대통령으로 만드는 기나긴 여정을 담고 있는 게임이었습니다. 특히 이 게임은 김대중 전 대통령을 표방한 ‘김대운’, 이회창 당시 신한국당 후보를 오마주한 ‘이창조’, 김필승(김종필), 박찬성(박찬종) 등 당시 유명 정치인을 닮은 캐릭터들이 대거 등장했죠.



게임동아 조광민 기자 jgm21@gamedong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