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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억 들인 AI교과서 무산될까봐 걱정”

입력 | 2024-12-13 03:00:00

2년 동안 개발 매달린 업체들 한숨
野 제동… 교원단체들 철회 요구도



디지털 선도학교로 지정된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지난달 29일 오전 태블릿 기능을 갖춘 노트북을 활용한 ‘디지털 교과서’ 수업이 진행 중이다. 내년 새 학기부터 전국의 초중고교에서는 이 같은 수업이 단계적으로 도입된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정부에서 ‘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를 개발해 달라’는 협조 요청을 해 와서 업체들이 많게는 비용 수백억 원과 인력 수백 명을 투입했습니다.”(에듀테크 업체 관계자)

비상계엄 사태의 후폭풍이 이어지는 가운데 내년부터 도입되는 AI 디지털교과서를 개발한 교과서 출판사 및 에듀테크 기업 20여 곳 사이에선 ‘도입이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AI 디지털교과서 도입은 현 정부 교육개혁 핵심 과제로 내년부터 초등학교 3·4학년, 중학교 1학년, 고교 1학년의 영어 수학 정보 과목을 대상으로 도입돼 점진적으로 확대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디지털 과몰입 우려가 커지자 지난달 29일 교육부는 내년에 일단 도입하되 2026학년도부터는 속도 조절을 하겠다고 발표했다.

여기에 최근 더불어민주당은 AI 디지털교과서를 ‘교과서’가 아니라 ‘교육자료’로 규정하는 법안을 상임위원회에서 통과시키며 도입에 제동을 걸고 있다. 교육자료가 될 경우 학교 현장에서 의무적으로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 여기에 비상계엄 사태 후 AI 디지털교과서 철회를 요구하는 교원단체 목소리도 커지는 모습이다.

문제는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업체들이 길게는 2년가량 AI 디지털교과서 개발에 매달렸다는 것이다. 기존 교과서 업체는 새로운 수익원이 될 것으로 보고 인력을 추가로 뽑아 개발에 나섰고, 정보기술(IT) 기업도 속속 개발에 합류했다. 한 업체 관계자는 “뽑아 둔 인력도 많고 지역 박람회 등에 인력과 비용을 투자하고 있는데 사업이 무산되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다른 업체 대표는 계엄 사태 이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내년에는 초중고교 중 일부 학년의 AI 디지털교과서 사업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글을 올렸다가 지우기도 했다.



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
김예윤 기자 yea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