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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尹담화는 내란 자백”… 친윤, 삿대질하며 “대표 사퇴하라”

입력 | 2024-12-13 03:00:00

[탄핵론 기름 부은 尹]
與, 원내대표 선출 의총서 정면충돌
한동훈, 고함치는 의원들 호명하며… “일어나서 말씀, 반말 말라” 맞받아
친윤 “못 일어날것 같아” 반말 고성
韓, 尹제명-출당 긴급 윤리위 소집… 윤상현 “이건 배신의 정치” 반발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출 의원총회에서 한동훈 대표(왼쪽)가 윤석열 대통령 담화에 대해 “사실상 내란을 자백하는 취지”라고 말하자 맞은편에서 친윤(친윤석열)계 강명구 의원이 일어나 한 대표와 공개적으로 설전을 벌이고 있다. 강 의원은 윤 대통령이 2021년 6월 정치 참여를 선언한 직후 선거 캠프에 합류해 일정과 메시지 관리를 맡았다. 이후 대통령실 부속실 선임행정관과 국정기획비서관 등을 지내 윤 대통령의 측근으로 꼽힌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윤석열 대통령 담화는) 사실상 내란을 자백하는 취지의 내용이었습니다.”

윤 대통령의 담화 직후 12일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한동훈 대표가 단상에 올라 윤 대통령의 ‘내란 자백’과 제명, 출당을 언급하자 이철규 강명구 임종득 등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은 “대표 사퇴하라고”, “원내대표 선거하는 자리야”, “그냥 내려오세요”라고 고함을 쳤다. 강 의원은 한 대표에게 삿대질하며 “사퇴하라”고 소리쳤다.

이 의원은 ‘찐윤(진짜 친윤)’으로 꼽힌다. 강 의원은 20대 대선 당시 윤 대통령의 일정과 메시지 관리를 맡았고 대통령실 부속실과 국정기획비서관실에서 근무했다. 임 의원은 국가안보실 2차장 출신이다.

언론에 공개된 의총장에서 한 대표는 소리 치는 의원들의 이름을 일일이 호명하며 “일어나서 말씀하세요” “반말하지 마세요. 경어를 써주셔야 하지 않겠어요”라고 맞받았다. 이에 임 의원은 “못 일어날 것 같아”라고 반말로 고성을 질렀다. 공개 의원총회에서 한 대표와 친윤계가 거센 설전을 벌이자 중립 성향의 권영진 의원은 “이런 상황에서 표 대결을 하느냐. 미친 짓 아니냐”고 소리쳤다.

한 대표가 “원내대표로 부적절하다”고 했던 권성동 원내대표가 이날 과반 득표로 당선되면서 당 투톱 간 갈등이 불가피해졌다는 관측도 나왔다.

친윤계는 당장 탄핵이 가결되면 “당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원내대표는 당 비상 상황 때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릴 수 있는 권한을 갖는다. 반면 한 대표는 주변에 “계엄을 막은 정당이라는 명분은 내게 있다.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여당 관계자는 “의총 충돌은 친윤 대 친한 권력투쟁의 예고편에 불과하다”며 “탄핵 여파로 당이 두 동강 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 의총서 韓에 “사퇴하라” “나와” 아수라장

한 대표는 이날 의총에서 거세게 항의하는 친윤계 의원들을 향해 “이제 분명히 우리의 생각과 입장을 정해야 할 때다. 담화를 못 보고 온 분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보고 오라”고 했다. 이에 20대 대선 캠프에서 기획팀장을 지낸 이상휘 의원은 “의원들이 다들 담화를 들었고 각자 가진 생각이 많다. 대표는 여기서 주관적인 입장을 말씀하면 안 된다”고 반박했다. 이철규 의원도 “당 대표가 수사 결과도 발표되지 않고 재판이 진행되지 않았음에도 내란죄라고 대통령을 단정하는 건 좀 서두르는 감이 있지 않나”라고 가세했다.

한 대표가 윤 대통령 담화 직후 윤 대통령의 제명, 출당을 위한 심야 긴급 윤리위원회를 이날 소집한 것을 두고도 맞붙었다. 비상계엄령 선포 다음 날 윤 대통령에게 탈당을 요구했는데 제명, 출당으로 수위를 높인 것이다. 윤상현 의원은 “당장 출당시키는 것은 한마디로 배신의 정치다. ‘배신의 정치’ 아이콘이 될 것”이라고 반발했다.

● 당권 놓고 친윤-친한 긴장 고조

친윤계에선 14일 탄핵소추안이 가결되고 그 여파로 한 대표가 사퇴하면 권 원내대표가 당 대표 권한대행을 맡아 비대위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당헌 당규상 당 지도부 중 선출직 최고위원 4명이 사퇴하면 비대위로 전환된다. 친윤계인 김민전 김재원 인요한 최고위원이 사퇴하고, 친한계 장동혁 진종오 최고위원 중 한 명만 자리를 내놓으면 ‘한동훈 지도부’가 무너진다는 논리다. 김민전 최고위원은 “탄핵이 가결되면 다 사퇴는 당연하다. 지도부가 다 붕괴돼야 한다”고 했다. 권 원내대표는 “조만간 있을지도 모르는 대선에 대비하는 태세까지 마치고 물러나겠다”고 했다.

반면 친한계 중진인 조경태 의원은 대통령 담화 후 “대통령이라는 직함도 부르기 싫을 정도다. 이제는 윤석열 씨라고 하겠다”며 “권 의원은 본인도 친윤이라고 하는 분인데, 친윤이 어떻게 이 상황에서 원내대표가 되냐”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탄핵 가결 시 사퇴를 시사했던 장 최고위원은 오후 “아침부터 탄핵에 대해 상황이 많이 변했다”고 말했다.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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