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시즌을 앞두고 치러진 KLPGA투어 정회원 선발전에서 1위를 한 하다인은 “빨라야 2026년에나 뛸 줄 알았던 KLPGA투어 데뷔가 갑작스레 찾아왔다”고 말했다. 사진은 이번 시즌 아마추어 대회에서 티샷하는 모습. 하다인 제공
2006년생 하다인은 9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는 빨라야 2026년이 목표였다”며 이렇게 말했다.
하다인은 국가대표 등 이른바 ‘엘리트’ 코스를 거치지 않은 무명의 아마추어 선수였다. 골프를 늦게 시작한 만큼 자신의 KLPGA투어 데뷔도 늦을 것이라 생각한 것이다. 초등학교 4학년 때 방과 후 수업으로 취미 삼아 골프를 시작한 하다인은 고등학생이 되고 나서야 본격적으로 선수 생활을 했다.
하다인을 프로의 길로 급격하게 이끈 것은 자신의 생일(9월 3일) 다음 날 열린 KLPGA투어 삼천리 투게더 꿈나무대회 고등부 본선이었다. 생일 전날 열린 예선에서 6위로 본선에 진출한 하다인은 3일간 열린 대회에서 최종 합계 10언더파 206타로 준우승을 했다. 이 대회에서 준우승한 선수에게는 KLPGA투어 준회원 자격을 주는 특전이 있다.
하다인은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드라이브가 좋지 않았는데, 그즈음에 내가 경기를 치를 수 있을 정도로는 감각이 올라왔다”며 “특히 6~10m 사이의 중장거리 퍼트가 잘 되면서 타수를 줄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하다인은 이 대회 전까지 열린 대한골프협회(KGA) 주관 아마추어 대회 11개에서 5차례나 컷 탈락을 할 정도로 성적이 좋지 않았다.
이번 시즌 내내 성적이 좋지 않던 하다인은 자신의 생일 전후로 열린 KLPGA투어 삼천리 투게더 꿈나무 대회에서 준우승하며 기회를 잡았다. 하다인 제공
하다인은 “사실 정회원 선발전은 내가 반드시 거쳐야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해 1위를 한 것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며 “오히려 ‘어? 나 시드전 치러야하네?’란 설렘이 왔다. 올해 시드전을 치를 것이란 생각을 단 1%도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다인은 “시드순위전은 분위기가 어둡다는 이야기를 들어 ‘마음을 단단히 잡고 가라’는 조언을 들어 마음을 굳게 먹었는데도 그 분위기가 상상 이상으로 어두웠다. 1부 투어를 뛰었던 언니들도 있고, 저보다 다 선배라는 생각이 드니 그 분위기에 압도돼 주눅이 들었다”며 “그 분위기에 휩쓸려가면 기회를 놓칠 것 같아 ‘내가 최고다’란 생각을 되뇌이며 시드순위전을 치렀다. 그래도 완전히 그 분위기에 벗어나지 못해 20위를 한 것 같아 순위전이 끝난 뒤에는 조금 아쉬웠다”고 말했다.
하다인은 내년 시즌 KLPGA투어 데뷔 첫 승이나 신인왕을 목표로 삼기보다 대상포인트 20위 이내가 출전하는 이벤트 대회 위믹스 챔피언십 출전을 목표로 삼았다. 하다인 제공
하다인은 “데뷔 첫 승이나 신인왕 등 이런 타이틀을 목표를 삼으면 내가 욕심을 내 나만의 골프를 할 수 없을 것 같아 그런 목표는 가급적 세우지 않으려 한다”며 “그래도 내게 동기부여를 줄 수 있게 대상포인트 상위 20명에게 출전 기회를 주는 이벤트 대회 위믹스 챔피언십 진출을 내년 시즌 목표로 삼았다. 이를 위해 겨울 동안 특별한 기술보다는 체력 훈련에 집중하고 매주 이어지는 대회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하는 ‘스윙 리듬’을 몸에 익힐 것”이라고 했다.
하다인은 내년 1월 베트남으로 50여일 간 겨울훈련을 떠나 내년 시즌 담금질에 나선다.
김정훈 기자 h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