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인 법정서 “살해 의사 없었다” 진술 번복 법원 “피고인이 부인하는 이상 증거 인정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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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이 자신을 꾸짖는 지인을 흉기로 찔렀다가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40대 남성에게 살인의 고의성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특수상해 혐의를 적용해 징역 1년8개월을 선고했다.
의정부지법 남양주지원 형사합의1부(부장판사 안복열)는 살인미수와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무면허운전 혐의로 기소된 A(47)씨에게 징역 1년8개월을 선고했다고 13일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A씨의 공소사실 중 살인미수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하고 대신 흉기를 이용 상해 범죄에 적용되는 특수상해 혐의를 직권으로 적용했다.
당시 A씨는 빌린 전동드릴의 반납 여부를 놓고 B씨와 한 차례 말다툼을 벌인 뒤 새벽에 다시 시비를 가리기 위해 B씨를 찾아갔다가 뺨을 맞고 쫓겨나자 신발을 정리하던 B씨의 등을 흉기로 내리찍은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A씨와 10년 이상 알고 지낸 사이로 평소 “술 좀 그만 마셔라”라고 훈계를 하기도 했지만 “술을 먹더라도 안주라도 가져다 놓고 마셔라”라고 할 정도로 A씨에게 신경을 써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B씨의 훈계에도 A씨는 음주운전 집행유예 기간이었던 지난해 12월 남양주시의 한 도로에서 혈중알코올농도 0.097%의 음주상태로 다시 차량을 운전하다가 경찰에 적발됐다.
사건 초기 A씨는 수사기관에서 B씨를 살해할 의도가 있었다고 인정했으나, 재판에서는 살해할 의도는 없었다며 진술을 번복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검찰의 피의자신문조서에 대해 동의했고 법원도 위 서류를 증거로 채택해 증거조사까지 마쳤지만, 피고인이 법정에서 공소사실 기재행위 당시 살인의 고의를 부인하는 이상 검찰 피의자신문조서 중 살인의 고의를 인정하는 취지의 진술 내용을 인정하지 않았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증거물 배제 이유를 밝혔다.
이어 재판부는 “피해자에게 핀잔을 듣고 폭행을 당했다는 이유로 흉기로 찔러 상해를 가하는 등 죄질이 좋지 않으나, 피고인이 범행 후 수사기관에 범행을 신고한 점과 손에 입은 상처를 지혈한 후 스스로 범행 현장으로 돌아오다 경찰에 체포된 것으로 보이는 점, 수사 종료 후 거짓 진술을 바로 잡는 등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는 점, 피해자가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고 있는 점 등을 양형에 고려했다”고 밝혔다.
[남양주=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