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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순이들이 마트로 몰려드는 이유… 홈플러스, “우리의 경쟁사는 마트 아닌 베이커리”[동아리]

입력 | 2024-12-14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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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몽블랑제, 시장 확장세 멈췄지만 연간 10% 이상 성장 지속해 와

홈플러스 메가푸드마켓 강서점의 몽블랑제. 사진=황소영 

올해 물가상승과 소비심리 위축 등으로 인한 불경기에도 불구하고 유통업계에서 여지 없이 성장해 온 품목이 있다. 바로 빵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베이커리 시장 규모는 4조5380억 원으로 2015년 3조7319억 원 대비 20% 이상 증가했다. 이 가운데 파리바게트와 뚜레쥬르가 각각 2조 원, 7000억 원으로 두 프랜차이즈가 전체 시장의 약 60%를 차지하고 있다.

코로나 기간 집에 체류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베이커리 시장은 온라인 주문, 배달의 확장과 맞물려 급격히 성장했다. 때문에 최근 몇년간 대형 프랜차이즈 뿐만 아니라 편의점부터 소규모 카페까지 베이커리 영역을 확장해 왔다.

업계는 올해 베이커리 시장을 지난해 4조5000억 원과 비슷하거나 조금 감소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러나 홈플러스는 예외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몽블랑제의 매출을 밝힐 수는 없지만 매년 10% 이상 성장해 오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역시 1월부터 11월까지 몽블랑제 베이커리 온·오프라인 전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 이상 올랐다고 한다. 케이크류는 32%, 단과자빵류와 식빵류는 각각 17%, 32%가량 증가했다.

‘가성비’를 앞세워 차별화 했던 과거와는 달리 맛과 품질로 승부하면서 베이커리 브랜드로 자리 잡으며 매출 성장을 이뤄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대형마트 중 유일한 베이커리 직영 공장… 하루 56톤 생산 규모
‘나의 제빵사’라는 뜻의 프랑스어인 몽블라제는 2013년 10월 론칭해 현재 전국 홈플러스 126개 매장에 입점해 있다. 대표 상품인 ‘정통단팥빵’을 비롯해 ‘순우유식빵’, ‘생크림모카번’을 비롯해 약 75개의 베이커리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홈플러스는 다양한 제품군을 개발하면서 지난해 생크림폭탄빵 4종, 알프스 소금빵, 몽스도넛 등을 출시했고 메뉴에 정착시켰다. 지난해 출시한 식물성 식빵의 경우 20여일 만에 약 20만 개가 판매됐다고 한다. 더불어, 정통단팥빵 출시 10주년을 기념해 기획한 신메뉴 ‘단소슈’의 경우 출시 100여일 만에 약 18만개 돌파, 창립 27주년을 기념해 내놓은 ‘27cm 킹모카빵’은 출시 100여일만에 약 22만개가 팔려나갔다.

홈플러스는 몽블랑제의 인기 비결로 ‘마트빵’의 가격으로 베이커리의 신선함을 담은 데 있다고 설명했다.

홈플러스 몽블랑제 안성공장에서 생산되는 정통단팥빵. 굽기 전 생지 형태까지 만들어 급속 냉동 후 각 126개 매장으로 운송된다. 사진=황소영 기자


몽블랑제는 국내 대형마트 유일하게 베이커리 직영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안성 베이커리 공장에서 생지를 제조하고 영하 35도 급냉 이후 각 매장으로 이동시켜 매장에서 직접 빵을 구워 판매하는 ‘베이크 오프 시스템(Bake-off System)‘을 택했다. 보다 고른 품질을 유지하면서도 최종 단계를 소비자 가장 마지막 접점인 매장에서 마무리하면서 신선한 제품을 선보이기 위해서다.

마트 최초 빵 공장인 몽블랑제 안성 공장은 2008년 11월 경기 안성시에 1만1117.1㎡(약 3370평) 규모로 준공됐다. 공장은 7개 생산라인을 갖췄으며 하루 최대 56톤 생산이 가능하다고 한다. 56톤은 정통단팥빵 28만 개를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


“설립 당시부터 해썹 인증 염두해”… 자동화·위생 안정화 시스템 구축
13일 몽블랑제 안성공장을 방문했다.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위생적인 환경이었다.

공장은 2009년부터 매년 HACCP(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 인증을 받아왔으며 자동화·안심 클린 시스템이 구축된 청결하고 안전한 환경에서 빵을 제조하고 있다고 자부했다.

홈플러스 몽블랑제 안성 공장 입구. 이중문으로 외부 문이 완전히 닫혀야 내부의 문이 열린다. 사진=황소영 기자


우선 공장은 외문이 다 닫히고 나서야 내문이 열리는 이중문 구조로 되어있었다. 외부 세균 및 이물질 유입 요소를 철저히 차단하기 위함이다. 입장 직후 위생 안전화, 위생 근무복, 위생 마스크, 위생모 등을 착용했고 이후에도 작업화 바닥 세척, 손 세척, 에어샤워 등 까다로운 위생 단계를 거쳐서야 공장 내부 진입이 가능했다.

몽블랑제 안성공장의 대형 로터리 오븐. 치즈케이크가 구워지고 있다. 사진=황소영 기자


대부분의 공정이 자동화로 이뤄지는 준청결구역과 케이크 등 사람의 손을 비교적 거쳐야 하는 반자동화로 이루어진 청결구역 두군데로 나뉘는데 준청결구역에서 청결구역간 이동은 철저히 배제된다.

홈플러스 몽블랑제 안성공장 입구. 환복 후 손을 두 차례 씻은 후 에어커튼으로 들어간다. 사진=황소영 기자


자동화된 시스템도 눈에 띄었다. 온도에 민감한 품목인 만큼 100여 곳에 1분 단위로 온도를 측정하는 자동 관리 시스템이 설치돼 있었으며 배합 온도와 시간을 자동 조절하는 시스템 등이 설치됐다. 기준 범위를 벗어나면 방제실 자동 알림 시스템을 통해 설비 담당자에게 즉각 보고된다고 한다.

출하될 제품의 저장도 시스템 제어에 따라 자동으로 무인 관리된다. 위생 검사를 통과한 제품들은 급냉되어 각 제품의 냉동창고로 자동으로 옮겨지며, 저장 시간 동안 제품의 변질을 막기 위해 저장 창고 내부는 영하 18도를 계속 유지한다.

정통단팥빵 속에 들어가는 호두. 작업자들이 팥과 호두를 섞어 기계에 투입하고 있다. 사진=황소영 기자


공장은 1파트는 2파트로 나뉘는데 1파트는 생지파트로 페스트리, 식빵, 모닝빵, 단과자 4개 라인으로 가동, 생산된다. 2파트는 케이크류다.

이 날 1파트 4라인에서는 홈플러스 몽블랑제를 ’빵지순례의 성지‘로 이끈 대표 상품 ’정통단팥빵‘ 생산이 한창이었다. 큰 크기의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일본에서 기계를 특수 제작했다고 한다. 반죽부터 단팥소를 넣고 냉동되어 포장되는 모든 과정은 자동화로 이뤄졌다. 단팥을 봉투에서 뜯고 호두를 섞는 과정에서 작업자 2명과 제품 성형을 선별해 수정하는 과정에서 1명의 사람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하루 약 3만개 생산되는 정통단팥빵은 전체 베이커리 매출 중 11%를 차지하는 효자 품목이다.

빵은 거의 완전 자동시스템을 갖췄다면 케이크는 반자동 상태로 생산된다. 또 빵과 마찬가지로 반조리 상태로 생산되는데 공장에서는 케이크 스폰지시트를 굽고 중간 소스와 크림을 시트 사이에 넣는 단계까지만 제조된다. 이후 매장에서 직접 만든 생크림을 두르고 신선한 상태의 과일을 올리는 아이싱과 데코 과정은 매장에서 완성한다.

딸기몽땅생크림케이크를 생산 중인 안성공장. 케이크 시트에 딸기시럽과 크림을 바르고 있다. 사진=황소영 기자


케이크 스폰지시트를 잘라내는 작업을 하고있다. 사진=황소영 기자


케이크 품질을 위해 케이크 스폰지시트 단면은 과감히 잘라내어 버려진다. 사진= 황소영 기자



이 날 2파트 공장은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아 ‘딸기몽땅생크림케이크’ 생산이 한창이었다. 당초 계획으로는 크리스마스 시즌 케이크는 각 매장으로의 입고가 끝나야하는 상황이었지만 반응이 뜨거워 추가 생산이 결정됐기 때문이다.
 

홈플러스 빵의 경쟁사는 마트 아닌 빵집… “제품 품질로 승부하겠다”
몽블랑제 제품에 사용되는 생크림은 동물성크림과 식물성크림이 51%, 49%의 비율이라고 한다. 지난해 메가푸드마켓을 론칭하고 몽블랑제를 입구에 배치해 프리미엄 원료를 고집하게 되면서 동물성크림의 배합률을 기존 30%에서 50%로 높였다고 한다.

임연희 홈플러스 베이커리상품기획팀장은 “프랜차이즈 베이커리나 마트를 비교해 보면 몽블랑제의 동물성크림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동물성크림은 맛에서 독보적이지만 식물성크림이 가지고 있는 형태 보존력이 좋지 않기 때문에 오래 보관할 수 없고 모양내기가 쉽지 않다”면서 “이를 상쇄하기 위해 상품개발 당시 테스트를 많이 거쳤으며 각 매장에서도 작업자 훈련 등 신경을 많이 썼다”고 설명했다.

대형 오븐벨트에서 구워져 나온 케이크 스폰지시트. 사진=황소영 기자



다만 아쉬운 점은 홈플러스 몽블랑제가 다른 대형마트와 비교해 가격대가 높게 형성돼 있는 편이라는 것이다. 2호 사이즈 기준 몽블랑제 케이크는 대부분 2만 원대며, 딸기몽땅생크림케이크의 경우는 정가 기준 3만4900원이다. 홈플러스 회원의 경우 15%할인 가격인 2만9660원으로 구매 가능하다. 이마트의 경우는 2호 사이즈 기준 과일 생크림 케이크는 1만 9980원, 치즈케이크는 1만7980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홈플러스 메가푸드마켓 강서점. 메가푸드마켓으로 새단장한 이후 몽블랑제를 입구 전면에 배치했다. 사진=황소영 기자

홈플러스 메가푸드마켓 강서점 몽블랑제. 사진=황소영 기자



일부 점포에서 점포당 하루 30개 한정 판매되는 대형 8호 사이즈 ‘메가 딸기몽땅생크림케이크의 정가는 6만9900원이다. 가로36cm, 세로 28cm로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크기지만 코스트코 같은 크기의 크림케이크는 3만9900원이다. 딸기가 가득 올려진 재료의 차이를 감안해도 제법 가격차이가 크다. 현재는 홈플러스 회원의 경우 15% 할인 된 가격으로 1만 원대에도 구매할 수 있지만 준비없이 방문했다가 가격에 당혹스러울 수도 있다.

홈플러스 메가푸드마켓 강서점 몽블랑제의 케이크 진열대. 사진=황소영 기자


그러나 이제 몽블랑제는 가성비를 넘어선 베이커리 맛집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홈플러스 몽블랑제 딸기몽땅생크림케이크. 사진=황소영 기자


현재 타 베이커리의 딸기밭케이크, 딸기시루케이크 등 딸기가 가득 올려진 케이크의 품절 대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500g딸기 한 팩을 전부 넣어 출시한 몽블랑제 딸기몽땅생크림케이크도 인기 대세에 합류할 것으로 예상한다.

전체 케이크 매출 가운데 70%를 차지하는 이 제품은 이번 크리스마스 시즌에 6만2000개를 판매할 예정이었으나 사전예약에서 큰 호응을 얻어 이번주 4500개 추가 생산에 들어갔다고 한다.

임 팀장은 “가격과 품질 모두를 만족할 수 있는 제품이다”라면서 “몽블랑제의 경쟁사는 마트가 아닌 로드샵의 베이커리다”라면서 “맛있는 빵을 사러 홈플러스에 내방하게 하겠다”고 품질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황소영 동아닷컴 기자 fangs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