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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드름이 피부노화 막는다고?… 한국콜마, 여드름균 노화 연관성 세계 최초 규명

입력 | 2024-12-13 18:17:00

여드름 조절 방식 항노화 솔루션 제시
“젊을 때 많은 여드름이 피부노화 막는 역할도”
“유익한 여드름균 증식시켜 피부노화 예방”
여드름 먹이 담는 전달체·피부 흡수 제형 기술 조합
내년 피부에 유익한 여드름균 늘리는 항노화 기술 제품화




나이가 들면 여드름이 줄어들고 피부가 빠르게 노화한다. 이를 뒤집어 생각하면 여드름이 많을 때는 피부나이가 아직 젊다는 것으로 여길 수 있다. 더 나아가 나이가 어느 정도 들었는데 여드름이 많다는 것은 피부나이는 상대적으로 어리다는 것으로 유추할 수 있다. 그동안 여드름을 보기 흉한 노폐물로만 여겼는데 피부 노화에도 영향을 미치는 물질이었던 것이다.

노화를 늦추는 ‘슬로우에이징(Slow-aging)’ 화장품 개발에 매진하고 있는 한국콜마가 이러한 여드름균과 노화의 연관성을 세계 최초로 규명해 관심을 모은다. 독자적인 마이크로바이옴 기술을 활용해 피부에 유익한 여드름균을 늘리면 노화를 늦출 수 있다는 개념이다.

한국콜마는 나이가 들수록 여드름균이 감소하고 전체 마이크로바이옴 유전자의 다양성이 폭발적으로 증가한다는 연구결과가 담긴 논문이 SCI급 국제학술지 ‘마이크로오가니즘(Microorganisms)’ 10월호에 게재됐다고 13일 밝혔다. 해당 국제학술지는 미생물 연구 분야에서 세계적 권위를 인정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크로바이옴은 미생물(Microbe)과 생태계(Biome)를 합친 용어로 체내에 서식하는 미생물이나 관련 유전정보를 의미한다. 최근 제약·바이오 및 뷰티업계에서는 피부 유익균을 활용해 피부를 재생하고 노화를 방지하는 기능성 제품 개발 일환으로 마이크로바이옴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는 추세다.

SCI급 국제학술지 마이크로오가니즘에 게재된 연구논문

한국콜마에 따르면 여드름 질환이 없는 20~29세와 60~75세 한국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를 통해 여드름균과 피부 노화의 연관성을 발견했다. 해당 연구는 정부의 ‘혁신성장 피부 건강 기반 기술 개발’ 과제 일환으로 한림대 한강성심병원, 경북대 등이 참여한 공동 프로젝트로 진행됐다고 한다.

연구 결과 20~29세 피부에서 여드름균이 83%가량 존재했고 60~75세 피부에는 61% 수준에 불과했다. 나이가 들면서 피부 속 여드름균이 현저하게 줄어든 결과다. 한국콜마는 해당 연구를 바탕으로 피부에 유익한 여드름균의 양을 늘려주는 성분(미생물의 먹이)을 담을 수 있는 전달체와 이를 잘 스며들게 하는 제형 기술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고 한다. 작년 9월 한국콜마는 세계화장품학회(IFSCC)에서 ‘피부 노화균을 조절하는 전달체 기술’을 발표했고 올해 5월에는 세계생체재료학회(WBC)를 통해 ‘피부 밀착 증진 제형 기술’을 공개한 바 있다.

한국콜마 측은 “여드름균이라고 해서 무조건 나쁘기만 한 것이 아니라 피부 건강을 유지하는데 도움을 주기도 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여드름균은 모공이 막히거나 피지가 과도하게 제거되는 등 유해한 환경이 조성되면 염증성 여드름을 촉진하는 매개체로 작용한다. 다만 반드시 박멸해야 하는 미생물인 것은 아니라고 한다. 특히 한국콜마는 아토피 유발 유해균으로 알려진 ‘황색포도상구균’을 억제하는 유익한 여드름균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관련 연구논문을 지난달 ‘BMC 지노믹데이터(Genomic Data)’ 저널에 게재하기도 했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피부에 유익한 여드름균을 늘리거나 조절해 피부 노화를 개선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며 “관련 마이크로바이옴 기술은 특허 출원을 완료했고 내년 하반기부터 제품화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민범 동아닷컴 기자 mb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