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헌재, 혼란 최소화 위해 탄핵심판 속도 낼듯

입력 | 2024-12-14 03:00:00

[尹탄핵 오늘 2차 표결]
규정엔 접수후 180일 이내 선고
법조계 “사실관계 명확해 빨리 결론”
일각선 “내란죄 입증 오래 걸릴수도”




14일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면 헌법재판소는 탄핵심판에 신속히 돌입할 방침이다.

국회가 탄핵안을 가결하면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명의로 헌재와 대통령실에 ‘국회 탄핵소추의결서’가 전달된다. 의결서 접수 즉시 헌재는 탄핵심판을 개시하며 윤 대통령은 탄핵심판이 끝날 때까지 헌법에 명시된 대통령 권한을 행사할 수 없다.

헌법재판소법 38조는 사건 접수 후 180일 이내에 선고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탄핵심판 역시 6개월 안에 결론을 내야 한다는 의미다. 다만 실제 기간은 이보다 짧을 것으로 전망된다. 헌재가 대통령 공백으로 인한 국가적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집중 심리를 진행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실제 박근혜 전 대통령은 탄핵안 의결부터 선고까지 총 91일, 노무현 전 대통령은 총 63일이 걸렸다.

법조계에선 측근 비리가 얽혀 있던 박 전 대통령과 달리 윤 대통령은 비교적 사실관계가 명확해 빠른 심리가 가능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수도권의 한 부장판사는 “박 전 대통령 경우보다 비상계엄 사태는 사실관계나 법적 쟁점 등이 명확해 더 빨리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의 탄핵안은 측근 최순실 씨의 정책·인사 개입, ‘세월호 7시간’ 행적 등 광범위한 쟁점을 따졌던 반면에 윤 대통령의 탄핵안은 비상계엄 사태의 위헌·위법성과 내란죄에만 집중한 심리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탄핵 심판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의견도 있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내란죄를 입증하기 위해 필요한 핵심 증인만 수십 명이라 심리에 시간이 오래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더구나 윤 대통령이 12일 대국민 담화를 통해 내란죄 성립 자체를 부정하는 등 법리 대응에 적극적일 것으로 예상돼 빨리 결론 날 것이라고 단언할 수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 측이 증인을 대거 신청하면서 심리를 오래 끌고 갈 가능성도 있다.

탄핵 결정은 재판관 9명 중 6명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탄핵이 인용되면 윤 대통령은 파면되며, 60일 이내에 차기 대통령 선거가 치러져야 한다. 6명 미만의 찬성으로 탄핵안이 기각되면 윤 대통령은 즉시 업무에 복귀한다.



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