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후4시 尹탄핵 2차표결 與의원 8명이상 찬성땐 통과 “자유 투표해야” 목소리 커져 친윤도 “가결 막기 힘들 것”
청년들 응원봉 들고 국회앞 탄핵 집회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두 번째 탄핵소추안 표결을 하루 앞둔 13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에선 ‘윤석열 즉각 탄핵 구속 촉구 촛불문화제’가 열렸다. 주최 측 추산 20만 명, 경찰 추산 2만 명의 시민은 피켓, 촛불 등 저마다의 도구로 탄핵을 촉구했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청년들이 응원봉을 들고 탄핵안 가결을 요구하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두 번째 탄핵소추안이 13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 보고됐다. 여야는 14일 오후 4시 국회 본회의에서 무기명 투표로 윤 대통령 탄핵 여부를 결정짓는다. 이번 탄핵소추안 표결은 3일 밤 위헌·불법 논란이 불거진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후 11일 만이다. 탄핵소추안은 재적 의원(300명)의 3분의 2(200명) 이상 찬성이면 가결된다. 여당(108명)을 제외한 192명 의원이 모두 탄핵 찬성을 투표한다는 가정 아래 여당 의원 8명 이상이 찬성표를 던지면 탄핵소추안이 가결된다.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로 11일간 대한민국에서 벌어진 정치, 외교안보, 경제 혼란 상황을 일단 해소하고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는지가 여당 의원들의 선택에 달린 것이다 .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탄핵안 표결에 관한 당론은 내일(14일) 의원총회에서 108명의 의원과 최종 결정하겠다”며 “일단 지금은 탄핵 반대가 당론이다. 의원들과 의견을 나눠 신중하게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새 원내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이미 탄핵에 찬성하겠다는 의원이 많은데 무엇으로 막을 수 있겠느냐”며 탄핵 가결 흐름을 바꾸긴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 대통령의 운명을 쥔 국민의힘에선 “자유투표는 하게 될 것”이라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전날(12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당론으로 탄핵 찬성을 제안한다”고 밝힌 가운데, 이날 친윤 진영에서도 “당론으로 탄핵 반대는 유지해야 하지만 표결까지 막을 수는 없는 분위기”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권 원내대표 역시 “당론이 결정돼도 호소하는 것 외에 (당론을) 강제할 방법은 없다”고 말했다.
이날 국회 본회의에 보고한 2차 탄핵소추안에는 12·3 비상계엄의 위헌·불법성 외에도 대통령의 지휘 아래 계엄군과 경찰이 국회의원 체포를 시도한 점 등이 탄핵 사유로 담겼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여당을 향해 “역사가 여러분의 선택을 기억할 것”이라며 “부디 내일은 탄핵 찬성 표결에 동참해 달라”고 촉구했다.
與 탄핵표결 참여 20명 넘을듯… 권성동 “막을 방법이 없어”
[尹탄핵 오늘 2차 표결]
친한 “찬성 200표 당연히 넘길 것”… 친윤, 의원들 개별 접촉-반대 설득
권성동, 오늘 의총서 당론 결정 방침… 중립 의원 “당론 강제땐 분열 자초”
친한 “찬성 200표 당연히 넘길 것”… 친윤, 의원들 개별 접촉-반대 설득
권성동, 오늘 의총서 당론 결정 방침… 중립 의원 “당론 강제땐 분열 자초”
“국민의힘이 탄핵소추안 표결 불참을 당론으로 정하더라도 20여 명은 표결에 참여할 것이다. 찬성표 200표는 당연히 넘길 것이다.”(친한동훈계 의원)
“친한계가 탄핵에 공개 찬성하는 숫자를 하나씩 늘려가며 공갈 협박하고 있다. 우리는 당연히 탄핵 반대다.”(친윤석열계 핵심 의원)
하지만 여당 내에서도 “이미 탄핵에 찬성하겠다는 의원이 많아 막기 어렵다”(신임 원내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반응이 나오는 등 탄핵이 불가피해졌다는 전망이 나온다. 12일 윤 대통령이 “탄핵하든 수사하든 당당히 맞설 것”이라며 하야를 거부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친윤 권성동 원내대표도 “(탄핵 반대 당론을) 강제할 방법은 없다”고 했다.
다만 친윤계에선 여전히 “대통령을 배출한 당으로서 탄핵을 한 차례는 더 막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권 원내대표는 14일 오전 의원총회를 열어 7일 1차 탄핵안 표결 때 정한 탄핵 반대 당론을 변경할지 논의할 예정이다.
● 친윤 “우린 반대” vs 친한 “찬성표 충분”
반면 친한계에서는 탄핵 가결선인 여당 찬성 8표는 무난하게 넘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공개적으로 탄핵 찬성 입장을 밝힌 의원이 7명이고, 표결에 반드시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의원도 20명을 넘기 때문이다. 친한계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은 “이탈표 8표를 넘길 가능성이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더 높아지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한 친한계 관계자는 “어제 대통령 담화를 보고 친윤계도 흔들리고 있는 걸로 안다”고 했다. 김 의원은 국회 본청 앞에서 ‘탄핵 찬성’ 촉구 1인 시위에 돌입했다.
친윤, 친한계 간 탄핵 찬반 여론과 별개로 당내에선 탄핵안 가결 흐름으로 가고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친윤계 김재원 최고위원은 “벌써 공개적으로 7명이 찬성 투표를 하겠다고 했기 때문에 통과될 가능성이 높아져 있다”고 했다. 신 부총장은 이날 “권 원내대표가 어젯밤 누군가와 통화하며 ‘탄핵은 못 막는다’고 얘기했다”고도 했다. 이에 권 원내대표는 “지인이 언론 보도 보니 그렇지 않느냐 해서 ‘그런 언론 보도도 있고 그렇지 않은 보도도 있다’ 정도 얘기한 것”이라고 했다.
● 친윤 권성동 “당론 강제할 방법 없어”
김상욱, 탄핵 촉구 시위 중 권성동에 인사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오른쪽)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 같은 당 의원들에게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성을 촉구하는 1인 시위 중인 김상욱 의원과 악수하고 있다. 김 의원이 든 팻말에는 “이대로는 보수가 절멸한다. 보수의 배신자는 윤석열이다”라고 적혀 있다. 뉴시스
당론을 바꾸려면 의원총회에서 재적 의원 3분의 2(72명)가 찬성해야 한다. 친윤계는 “다수결로 하면 변경이 안 될 것”이라고 했다. 권 원내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108명 의원 뜻을 모아 최종 결정하겠다.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나누고 신중하게 결정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권 원내대표는 ‘이미 이탈표가 8표를 넘었다는 이야기가 많은데 반대 당론을 정하는 게 의미가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예상하는 사람이 많은 걸로 안다”며 “당론이 결정되면 원내대표 입장에서는 당론에 충실히 따라달라고 의원들 상대로 호소하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당 일각에선 당내 분열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당론을 풀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중립지대 중진 의원은 “탄핵 공개 찬성 의원이 두 자릿수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당론을 강제하는 건 분열을 자초하는 것”이라고 했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