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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드루 왕자, ‘中 스파이’와 친분 의혹…英 정치권 발칵

입력 | 2024-12-15 20:53:00


찰스 3세 영국 국왕의 동생 앤드루 왕자(64·사진)가 중국 스파이로 의심되는 50대 중국 사업가를 버킹엄궁과 윈저성 등에서 열리는 왕실 행사에 초대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 사업가는 데이비드 캐머런, 테리사 메이 등 전직 영국 총리와도 만났다.

13일 더타임스 등은 ‘H6’이란 가명으로 알려진 50대 중국 사업가가 영국 고위층에 접근해 ‘엘리트를 포섭하는(elite capture)’ 공작을 펼치고 있다는 의혹이 번지고 있다고 전했다.
H6은 2002년 학생 자격으로 영국에 건너와 요크대에서 행정학 및 공공정책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고 영국 기업의 중국 진출을 조언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그러나 영국 국내정보국 ‘MI5’은 그가 중국 공산당 내 정보수집 부서인 통일전선부 소속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국가 안보에 위험한 인물이라는 이유로 최근 영국 입국도 금지됐다.

이번 사건은 H6가 입국 금지를 취소해 달라며 영국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내면서 알려졌다. 재판 과정에서 그가 앤드루 왕자와 최소 8년 이상 가까운 관계였음이 드러났다. 앤드루 왕자는 그를 왕실 행사, 자신의 생일 파티 등에 초대했다. 왕자의 고문이 H6에게 보낸 편지에는 그가 왕자의 대리인 자격으로 영국에 투자하려는 중국 투자자들과 대화할 수 있는 권한을 위임받았다는 내용도 담겼다.

또한 H6은 캐머런 전 총리, 메이 전 총리, 조지 오스본 전 재무장관 등과도 만났다. 그는 영국 고위 정치인들과 찍은 사진을 자신의 런던 사무실 책상에 보관했다.
왕실 소식통은 찰스 3세가 이번 사건을 보고받고 격노했다고 전했다. 앤드루 왕자는 미국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의 성추문에 연루돼 2019년 11월부터 모든 왕실 업무에서 배제됐다. 이 사태의 파장이 여전한 상황에서 또 다른 추문에 연루됐다는 이유에서다.



김윤진 기자 ky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