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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 역사 전주종합경기장… 마이스 거점 된다

입력 | 2024-12-16 03:00:00

1963년 도민-시민 성금으로 건립… 시설 노후화 등 안전 문제로 철거
2028년까지 마이스복합단지 조성
전시컨벤션센터-미술관 등 구축
시, 전북도와 재정지원 업무협약



지난달 25일 진행된 전북 전주종합경기장 철거공사 안전기원식 및 착공식에서 굴착기들이 집게 모양의 압쇄기로 경기장을 철거하는 모습을 시연하고 있다. 전주시 제공


12일 오후 전북 전주시 덕진구 덕진동 전주종합경기장. 경기장 주변에 외부인 진입을 차단하는 울타리가 설치돼 있었다. 울타리 안에서는 철거공사에 대비해 날림먼지 등을 막을 천 설치를 준비하는 근로자들이 바삐 움직였다.

1963년 전북도민과 전주시민이 십시일반 모은 성금으로 지어진 전주종합경기장 철거가 시작됐다. 준공 첫해 전국체전을 개최한 이후 전북 스포츠의 심장 역할을 해왔던 전주종합경기장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것이다.

15일 전주시에 따르면 전주시는 총 104억 원을 투입해 종합경기장 주 경기장 3만5594m²와 전주푸드 건물 1057m², 경비실 100m² 등 연면적 3만6751m²의 건물을 내년 상반기(1∼6월)까지 철거한다. 종합경기장 주 경기장 바로 옆에 있던 야구장은 이미 철거를 완료했다.

철거작업은 굴착기에 집게 모양의 압쇄기를 장착해 내부 벽체 등을 하나씩 눌러 부수는 ‘압쇄’ 공법으로 진행된다. 압쇄 공법은 폭파보다 철거 기간이 오래 걸리지만 먼지 날림과 소음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 전주시의 설명이다.

전주종합경기장은 야구장과 육상트랙, 축구장이 포함된 주 경기장으로 구성됐다. 1980년 시설 전면 보수 작업을 거쳐 프로야구 쌍방울 레이더스 안방구장이자 도민체육대회 행사장으로 사용해 왔다.

그러나 시설 노후화로 안전 문제 등이 제기되면서 철거가 결정됐다. 하지만 철거 후 활용 방안을 두고 자치단체장이 바뀔 때마다 계획이 변경됐고 이는 사업 추진의 걸림돌이 됐다.

2022년 7월 취임한 우범기 전주시장은 전임 시장이 전주종합경기장 원형을 살려 공원 중심 ‘시민의 숲’으로 재생하려던 계획을 바꿔 전면 철거 후 마이스(MICE·기업회의, 포상관광, 컨벤션·전시) 산업 거점 공간으로 개발하기로 확정하고 표류하던 사업을 본궤도에 올려놓았다.

전주시는 경기장을 허문 자리에 2028년 완공을 목표로 1만 m² 규모의 전시장과 2000명 이상 수용이 가능한 대회의실, 20실의 중소회의실 등을 갖춘 전시컨벤션센터를 지을 계획이다. 호텔, 쇼핑 시설, 한국문화원형 콘텐츠 체험전시관, 시립미술관 등도 들어선다.

전주시는 최근 행정안전부가 ‘2024 수시 4차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를 통해 사업을 승인함에 따라 내년 상반기 철거가 완료되는 대로 나머지 행정절차를 차질 없이 추진해 하반기(7∼12월) 착공할 예정이다.

재정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전북도와 협력체계를 갖추고 중앙부처 공모사업 등에 응모해 사업비 확보에도 공을 들인다. 이를 위해 전주시와 전북도는 12일 전라감영에서 재정지원 방안과 행정절차 지원, 관련 산업 활성화 방안 등을 담은 ‘전주 전시컨벤션센터 건립 및 운영’ 상호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전시컨벤션센터의 필수 지원시설인 숙박 및 판매시설 건립을 추진하는 민간사업자(롯데쇼핑)와의 협업도 강화할 계획이다.

우범기 전주시장은 “전주종합경기장이 마이스 복합단지 조성을 통해 전주 경제의 확실한 원동력이자 명실상부한 지역의 심장으로 거듭날 것”이라며 “침체된 지역경제를 되살리고 전주가 국제 도시로 나아갈 수 있는 발판이 돼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