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불황으로 전반적인 소비침체가 깊어지는 가운데 이른바 실용적인 소비를 중시하는 ‘요노(YONO)’가 떠오르고 있다. 요노는 ‘필요한 것은 하나뿐(You Only Need One)’이라는 영어 문장의 약자다. 불필요한 물건 구매를 자제하고 꼭 필요한 것만 사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가성비 브랜드들은 오히려 ‘불황 대목’을 맞이하고 있다.
패션업계에서도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 SPA 브랜드들이 잇따라 호실적을 내고 있다. 신성통상이 전개하는 탑텐은 토종 SPA 브랜드로서는 처음 매출 1조 원을 바라보고 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올해 매출은 약 9700억 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랜드월드의 ‘스파오’도 올해 매출이 전년 대비 25% 증가한 6000억 원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폐업률이 늘고 있는 커피 전문점 시장에서도 메가MGC커피·빽다방 등 1500~2000원에 대용량 아메리카노를 판매하는 저가 커피 브랜드들은 상승세다. 메가MGC커피에 따르면 2020년 1188곳이었던 가맹점수는 매년 늘어 올해 12월 3300곳을 돌파했다. 올해만 600개 넘는 매장이 문을 열었다. ‘빽다방’도 올해에만 매장이 273개 늘어 총 1725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요노족의 특징은 가격뿐만 아니라 품목, 품질 등을 두루 따진다는 점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요즘 고객들은 풍부한 정보를 토대로 꼼꼼하게 따져 물건을 사는 똑똑한 소비자들”이라며 “가격이 싸다고 무조건 물건을 사들이던 시대는 지났다”고 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명예교수는 “경기 불황이 이어지면서 ‘요노족’ 등 가성비를 따지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는 추세”라며 “경제 성장률 전망이 저조한 1~2년간은 이런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