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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집에 옹기종기 모여 주민들 문화생활

입력 | 2024-12-17 03:00:00

[2024 지역발전지수 평가]
전북 완주 ‘빈집 재생’ 50위권 진입
‘스마트 기술’ 충남 공주 등도 선전



지난달 22∼24일 사흘간 전북 완주군 삼례읍 문화교류공간에서 열린 ‘삼례빈집, 글로컬 문화로 다시 태어나다’ 행사에서 외국인 유학생들이 한글 캘리그래피 쓰기 체험을 하고 있다. 우석대 제공


전북 완주군은 ‘2024 지역발전지수’에서 처음으로 50위 안에 진입한 지역이다. 상위 50개 시군 중 군 단위는 완주군을 포함해 6곳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수도권 시군이나 지방 중심 도시들이다. 완주군은 생활 서비스 지수 43위, 지역 경제력 지수 46위, 삶의 여유 공간 지수 62위, 주민 활력 지수 57위를 기록해 이를 합산한 지역발전지수에서 48위에 올랐다.

완주군의 선전은 2019년부터 전북도와 함께 진행하는 ‘희망하우스 빈집 재생 사업’ 덕분이다. 완주군은 지역 내 노후된 빈집을 보수해 저소득층 및 귀농귀촌인들에게 무상으로 임대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단순히 빈집을 정비하는 차원을 넘어 이를 활용해 지역 문제 해결을 시도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우석대 지역문제중점연구소가 빈집을 임차해 선보인 ‘문화교류공간’을 들 수 있다. 이 연구소는 2023년 완주군에 10년 동안 방치된 빈집을 무상으로 빌려 외국인 유학생이나 이주노동자들의 정착을 지원하는 문화교류공간을 만들고 이 공간에서 다양한 형태의 교류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일례로 지난달 22일부터 사흘간 열린 ‘삼례빈집, 글로컬 문화로 다시 태어나다’라는 행사에는 완주군 내 외국인 유학생, 이주노동자 등이 참여해 전통 음식 만들기, 전통 의상 체험, 한국 엽서 쓰기(캘리그래피) 등을 즐겼다. 올해 3월에는 2박 3일간 ‘별별궁리·별별놀이터’라는 캠프를 열어 중국, 베트남, 우즈베키스탄 등에서 온 유학생과 지역 예술가 60여 명이 교류하는 자리를 갖기도 했다.

김천홍 우석대 혁신사업단 교수는 “빈집을 활용해 인구 고령화 및 농촌 소멸 등의 고민을 해소한 사례”라며 “향후 프로그램을 다양화해 지역 인재들의 이탈을 막고 외국인 유치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충남 공주시와 충북 제천시는 스마트 기술을 적극 활용해 지역 고령 인구의 삶의 질을 개선한 점이 눈에 띈다. 공주시의 경우 지역 소멸을 막고 고령층 인구를 돕기 위해 ‘스마트 경로당’ 사업에 공들이고 있다. 스마트 경로당은 경로당에 화상회의 장치, 건강 측정 장비, 스마트팜 등 각종 디지털 기기를 설치해 지역 어르신들의 건강, 여가, 교육 등을 지원한다. 공주시는 현재까지 156개의 스마트 경로당을 구축했다. 2025년까지 관내 316개의 모든 경로당을 스마트 경로당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스마트 경로당 덕분에 공주시는 삶의 여유 공간 부문에서 54위를 기록했다. 올해 지역발전지수 순위는 78위다.

제천시는 대형 화물차량 통행이 잦은 입석리 인근에 과속 계도 시스템을 연결한 스마트 전광판을 설치했다. 대기 환경 개선을 위해 스마트 전광판에 대기 측정 시스템을 연결하고 대기 질을 측정하는 무인 드론도 도입했다. 그 결과 지역발전지수 77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규열 기자 kylee@donga.com
장재웅 기자 jwoong0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