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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먹거리 더 안전하게”… 깐깐한 품질 관리-스마트팜 기술 주목

입력 | 2024-12-18 03:00:00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GAP 농산물 판로 확대-독려 취지… 인증 우수사례 경진대회 매년 개최
청량버섯농원-금산흑삼주식회사… 홈플러스 상품 1부문 등 우수성 인정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이 개최한 ‘GAP 인증 우수사례 경진대회’ 수상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원장 박성우, 이하 농관원)은 GAP(농산물우수관리인증) 농산물의 판로 확대와 인증 확산을 위한 ‘GAP 인증 우수사례 경진대회’를 매년 개최한다. 올해는 생산 부문에서 ‘청량버섯농원’ ‘금산흑삼주식회사’ 등 7개 업체가 우수 사례로 선정돼 시상했으며 유통 부문에서는 ‘홈플러스 상품 1부문’ 등 6곳이 우수 사례로 선정됐다.

스마트팜 재배 GAP 버섯, 청량버섯농원

청량버섯농원의 스마트팜 기술을 활용한 버섯 생산 현장. 버섯 균의 배양과 재배, 수확까지 모든 과정이 스마트 시스템에 의해 관리되고 데이터는 자동 저장된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제공

청량버섯농원(대표 김민수)은 스마트팜 기술을 활용한 버섯 생산으로 생산 부문 대상을 받았다. 버섯 재배는 물론 버섯 배지를 만드는 공정과 빛 조절에도 스마트 시스템을 활용한다.

스마트팜을 처음 적용한 것은 2016년이다. 농촌진흥청의 ‘기술보급시범사업’에 선정된 것이 계기가 됐다. 이전에도 버섯 재배에 스마트 농법이 이용됐지만 버섯을 키우는 데 필요한 모든 요소를 제어하고 조작할 수 있는 장비는 없었다.

김민수 대표는 장비 제조업체와 공동 연구를 통해 버섯 재배에 최적화된 스마트 시스템을 개발하고 그에 맞는 장비와 소프트웨어도 개발했다. 스마트 농법을 활용해 버섯을 재배하며 실용 기술을 연구하고 발전시켰으며 모든 과정을 데이터로 축적했다. 축적된 데이터와 실용 기술을 다른 버섯 농가에 전파해 공동 번영의 길을 함께 걷고 있다.

청량버섯농원 곳곳에 설치된 센서는 온도와 습도, 이산화탄소 농도를 측정하고 제어해 버섯 재배에 최적의 환경을 제공한다. 빛을 조절하는 장비를 개발해 적용한 것은 버섯 스마트 농법의 완성도를 높였다.

2017년엔 버섯 균을 배양하는 버섯 배지 공정에도 스마트 시설을 도입했다. 플라스틱병을 이용한 버섯 배지를 개발했으며 배지를 살균하고 일정한 수분이 공급되도록 시스템을 구축했다. 배지에 사용되는 원료의 혼합에서 수분 투입까지의 모든 과정이 관리되고 배지의 온도도 실시간으로 제어된다. 배지 살균에 필요한 에너지를 절감해 연간 1000만 원을 아낄 수 있었다. 버섯 재배에 사용된 플라스틱병은 버섯 수확 후 100% 재활용된다.

청량버섯농원은 버섯 균의 배양과 재배, 수확까지 모든 과정이 스마트 시스템에 의해 관리되고 데이터는 자동 저장된다. 관측 카메라를 곳곳에 배치해 실시간으로 버섯의 생육 상태를 확인하고 품질관리를 할 수 있어 생산 단가는 낮아지고 생산량은 증가했다.

언제 어디서나 원격으로 버섯을 관찰하고 환경을 제어할 수 있는 스마트팜 재배 시스템 도입으로 정전 등 비상 상황에 대한 대비가 가능하고 온도와 습도의 정확한 통제로 버섯 재배 최적의 환경을 구축해 균일하고 우수한 품질의 버섯을 생산한다. 균일한 버섯 생산으로 포장 인건비 5000만 원과 시설 관리 인건비 3000만 원을 절감했다.

생산 과정에서는 버섯 배지 생산 공정과 버섯 생육 공정을 분리해 유해 요소를 차단하고 오염된 배지와 버섯은 사전에 선별해 제거한다. 가습에 사용하는 물은 음용이 가능한 지하수를 이용하며 여러 단계의 UV 처리를 통해 세균 증식을 억제한다.

수확 후에는 예냉(예비 냉장) 처리실과 제품 저장실을 분리하고 사전 검수를 꼼꼼히 한다. 버섯은 200g 단위로 소포장하며 포장 작업자의 개인위생도 현장에서 수시로 확인한다. 포장 후에는 다시 한번 검수 작업을 거친다. 포장된 버섯은 저온 저장되며 출하 및 운송에도 콜드체인 시스템이 적용된다. 운송 차량의 적재함도 매일 확인한다.

스마트 관리 관제센터는 버섯 재배실과 외부 등 농장 곳곳에 설치된 CCTV를 통해 녹화된 영상을 분석해 위험 요소를 사전에 차단하고 위해 요소 발생 시 정확한 경로를 파악해 원인을 제거한다.

청량버섯농원의 버섯은 무농약으로 재배된다. 생산부터 선별, 출하까지 모든 과정은 스마트 시스템으로 관리해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고품질의 버섯을 소비자에게 공급한다. 품질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도매시장에서 다른 제품에 비해 10∼15% 정도 높은 가격으로 낙찰되며 대기업과 대형 마트, 백화점 등에 꾸준히 납품된다.


전통의 현대화: 금산흑삼의 구증구포 흑삼 제조

충남 금산 지역에서 생산된 GAP 인증 인삼을 가공한 흑삼 제품.

흑삼은 수삼을 아홉 번 찌고 아홉 번 말리는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다. 구증구포(九蒸九曝)를 거쳐 만든 흑삼은 빛깔이 영롱하고 수삼, 홍삼에 비해 사포닌 함량이 높으며 항암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농업회사법인인 금산흑삼㈜(대표 고태훈)은 흑삼을 전문적으로 취급한다. 충남 금산 지역에서 생산된 GAP 인증 인삼으로 흑삼을 만들고 이를 음료와 건강식품(농축액, 환, 편 등)으로 가공해 판매한다.

금산흑삼은 GAP 인증을 받은 인삼을 수매한다. 대농보다는 소규모 농가의 인삼을 수매하는 것이 기본 방침이다. 금산 지역 경제의 중심인 인삼 산업을 활성화하고 영세농의 경영을 지원하는 것이 금산흑삼의 사업 목표이기 때문이다.

금산흑삼은 매년 30∼50호 농가의 인삼을 수매한다. 농가당 수매 규모는 500∼3000kg 수준이며 농가당 평균 수매가는 2300만 원이다. 3∼5월에 4∼6년근 수확 예정 농가를 사전 조사하고 농가 대상 GAP 인증 관련 교육을 실시한다. 7월에 참여 농가를 신청받고 이후 재배 일지 점검, 농약 성분 안전성 시험 등 영농 활동을 이어간다. 수확 3일 후에 수매 대금을 지급하며 연말에는 농가 보고회를 갖는다.

수매량은 연간 45∼60t, 수매 금액은 총 7억∼10억 원 규모다. 예전에는 수매량에 맞춰 선착순으로 참여 농가를 선정했지만 최근에는 추첨을 통해 수매 농가를 결정한다. 최근 몇 년 사이에 인삼 가격이 급격히 하락해 수매를 원하는 농가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수매 농가에는 수매가의 5%에 해당하는 금액을 법인에서 추가로 지급한다. 수확 이후에 운송과 선별 작업 등을 지원하며 금산군이 선별에 들어가는 인건비의 80%를 지원한다. 생산 농가는 공동 선별장을 이용해 2000채(1500kg) 기준으로 연간 300만 원을 절감할 수 있다. 지금까지 총 346호(중복 포함)가 금산흑삼에 인삼을 납품했다. 연말에 실시하는 평가회는 GAP 인증 인삼의 안정적 공급과 품질 향상을 위한 노력이다.

GAP 인증 농가로부터 수매한 인삼은 소비자가 직접 구매하는 소포장형 GAP 수삼, 인삼 제조기업에 납품하는 제조원료형 인삼, 가공을 위한 기능성 원료형 인삼 등 3가지 방식으로 공급된다.

흑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매출도 꾸준하게 상승하고 있다. 2015년 4억3700만 원이었던 매출은 2020년 79억6000만 원으로 20배 정도 늘었으며 지난해는 67억3200만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수출도 증가하고 있다. 2015년 12만 달러에 불과했던 수출은 2020년 100만 달러를 넘어섰으며 지난해는 200만 달러(약 28억 원)를 돌파했다. 현재 미국, 프랑스, 캐나다, 베트남, 중국 등 13개국에 흑삼 제품을 수출하고 있으며 베트남에는 호찌민과 하노이에 직영점을 운영하고 있다.

금산흑삼의 성공 요인은 인삼 재래시장의 관행적인 거래 방식에서 벗어나 인삼 가격 감정위원을 도입해 거래의 투명성을 제고한 것과 GAP 인증 농가와 식품 기업 간의 직거래를 확립한 것 등이 꼽힌다. GAP 인증 농산물의 출하 단위를 규격화하고 이력 추적 관리와 정확한 입출고 관리, 출고 제품에 대한 인증서 부착도 제품의 신뢰도를 높였다.

앞으로는 수출용 GAP 인삼 재배단지를 조성해 주요 수출국의 검역 조건에 맞는 인삼을 재배하고 콜드체인 시스템을 갖춘 수출 전문 유통단지를 조성하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금산흑삼은 고품질의 흑삼 제품을 생산해 지역 농산물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것을 사명으로 삼고 있다. GAP 인증 인삼의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충해 지역 농가와 상생하고 인삼 종주국의 위상을 강화하는 것이 목표점이다.



GAP와 함께한 10년의 여정, 홈플러스

홈플러스에 마련된 GAP 농산물 매장.

홈플러스는 10년 전인 2015년부터 GAP 농산물을 취급하기 시작했다. GAP 농산물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높아졌고 안심 먹거리에 대한 소비자의 니즈도 높아지던 시점이었다. 안전한 농산물의 생산과 유통을 확대하려는 정부 정책에 동참하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한다는 측면도 있었다.

농림축산부와 GAP 유통·취급 확대를 위한 MOU를 체결하고 GAP 농산물을 재배하는 농가와 작목반을 발굴했다. 전국의 127개 매장에서 GAP 인증을 받은 파프리카, 딸기, 버섯 등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매장에 설치된 TV 모니터를 통해 GAP 제도를 홍보했고 동대문점과 잠실점에는 안테나숍(전략 점포)을 운영해 소비자의 요구와 반응을 조사했다.

GAP 농산물의 확대와 안전한 공급을 위한 교육도 병행했다. 농산물을 납품하는 각 공급업체에 품질관리 담당자를 지정해 GAP 농산물에 대한 품질 검사 및 상품화 과정, 상품의 보관과 저장에 대해 교육하고 안전 의무 사항과 생산 관리를 점검해 개선점을 찾았다. 계약 농업인 대상으로는 적정 농약 사용 준수 교육과 생산, 수확, 상품화 과정 전체에 대한 안전성 강화, 품질관리 교육을 시행했다. 농산물 생산 동향에 대한 교육을 통해 농산업의 최신 동향을 전달하기도 한다.

GAP 농산물이 소비자에게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홈플러스에 대한 신뢰도도 상승했다. GAP 농산물 취급 확대를 위해 일반 농산물을 재배하는 딸기 작목반을 GAP 인증 농산물로 전환해 공급량을 확대했으며 애호박은 구매 과정에서 GAP 인증을 받은 작목반과 농협을 선정해 공급을 늘렸다. 농가와 접점을 이루고 있는 공급업체가 거래 농가를 대상으로 GAP 전환 교육을 시행했으며 공급업체가 요청하면 홈플러스에서 직접 교육에 나섰다.

농가에 대해서는 화학적 오염과 잔류농약, 곰팡이와 세균성 미생물에 대한 검사 비용을 지원하며 공급업체에는 적정성 여부 분석 비용을 일부 지원하고 있다. 공급업체는 GAP 농산물로 전환하는 농가를 대상으로 인증에 필요한 서류 작업과 작업장 개선 등을 지원한다.

홈플러스는 생산·수확·유통 과정을 단계별로 분리해 점검하고 관리한다. 농가의 생산 환경에 대한 안전성 검사는 물론 출하와 수송 과정에서 적정 온도를 유지하고 포장 과정에서 다시 한번 품질 검사를 한다. 포장된 상품은 매장에 진열하기 전 상품 외관과 신선도 등을 검사하고 매장에서는 잔류농약과 세균, 미생물 등을 다시 한번 검사해 안전성을 담보한다. 이렇게 엄격한 관리를 거친 농산물이 소비자의 식탁에 오른다.

농산물의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콜드체인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선도에 민감한 딸기, 상추, 브로콜리, 양상추, 샐러드 등은 저장과 수송 과정에서 1도를 유지하고 당일 판매를 원칙으로 한다. 고구마, 고추, 사과, 배와 같이 온도 민감성이 낮은 과일은 10도로 콜드체인 시스템을 운영한다. 2015년부터는 빠른 시간에 적정 온도에서 보관하기 위해 공급업체의 저온저장 설비를 급속 예냉 시스템으로 전환해 운영하고 있다.

홈플러스의 품질관리 담당자는 농산물의 수급 일지와 공급 일지를 비교해 각 상품이 적정 시간에 공급되고 있는지 체크하고 현장을 직접 방문해 GAP 관련 교육을 진행한다. 이런 노력으로 GAP 농산물 판매 실적은 매년 15% 이상 성장하고 있다. 2021년에 6만2000t이었던 취급 물량이 지난해 8만4000t으로 늘었으며 매출도 1387억 원에서 2098억 원으로 늘었다.

홈플러스는 현재 딸기, 사과, 깻잎, 파프리카, 쌀 등 18개 품목의 GAP 농산물을 취급하고 있으며 농가 6845곳이 납품하고 있다. 앞으로 4년간 GAP 농산물을 매년 15% 이상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GAP 홍보를 강화하고 신규 산지 개발, 기존 산지 GAP 전환 유도를 통해 GAP 취급 품목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GAP 농산물의 생산부터 수급, 상품화까지 전 단계를 홈플러스가 직접 책임지고 관리한다는 것이 기본 방침이다.



박윤정 기자 ong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