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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장 장작 운반, 호텔 룸서비스… “로봇으로 인력난 해결”

입력 | 2024-12-17 03:00:00

관광公, ‘혁신 바우처’ 사업 통해
ICT기반 업무개선-마케팅 등 지원
“서비스 로봇 효과에 매출도 늘어”




경기 가평군 ‘산으로간니모’ 캠핑장에서 캠핑객이 주문한 장작 등을 배달 로봇에 싣는 모습. 한국관광공사 제공

14일 경기 가평 연인산에 있는 한 캠핑장. 네 바퀴가 달린 배달 로봇이 20kg이 넘는 장작과 캠핑용품들을 싣고 캠핑장 곳곳을 분주하게 누빈다. 손님들이 각자 배정된 텐트에서 QR코드를 통해 장작 등 받으려는 물품을 주문하면 로봇이 텐트 바로 앞까지 이를 가져다준다.

로봇을 도입하기 전까지 이곳을 찾은 캠핑족들은 손수 무거운 장작을 들고 오르막길을 올라야 했다. 하지만 배달 로봇 도입 후 이 같은 부담이 크게 줄었다. 가족 단위로 캠핑장을 자주 찾는다는 한 손님은 “배달 로봇 덕분에 캠핑이 편리해진 것은 물론이고 캠핑을 더 즐길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캠핑장에 로봇이 등장한 건 한국관광공사가 진행한 ‘2024년 관광기업 혁신 바우처 지원 사업’ 덕분이다. 한국관광공사는 이 사업을 통해 숙박, 캠핑, 호텔, OTA(Online Travel Agency) 등 관광산업 분야 다양한 중소기업들이 정보통신기술(ICT)을 바탕으로 업무 효율성을 개선하고, 마케팅·홍보 등을 지원해 매출을 증대시킬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사업 공모에 선정된 전응식 산으로간니모 캠핑장 대표는 “로봇 덕분에 구인난을 개선하고 손님들 사이에 ‘로봇 배달부’ 입소문까지 타면서 매출도 20%가량 늘었다”고 답했다.

강원 강릉시 세인트존스호텔에서 직원이 룸서비스용 서비스 로봇에 물을 담고 있다. 한국관광공사 제공

강원 강릉의 한 호텔에서도 서비스 로봇이 톡톡히 효과를 내고 있다. 강릉 세인트존스호텔에 비치된 로봇은 복도를 오가면서 손님들이 주문한 룸서비스 음식을 싣고 객실 문 앞으로 이동한다. 올 7월 서비스 로봇 두 대를 도입해 취약 시간대인 야간 룸서비스에 제한적으로 활용 중이다. 4개월간 700건 이상 주문을 받았다. 김헌성 세인트존스호텔 대표는 “팬데믹 이전 2, 3명이 전담했던 업무를 로봇이 맡아주며 효율성이 크게 늘었다. 향후 로봇 추가 배치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100여 점의 그림이 전시된 강원 동해의 한 펜션은 이 사업의 지원을 받아 전시관 내에 특수 카메라를 설치했다. 이 카메라는 방문객의 동선, 표정까지 분석해준다. 펜션 측은 카메라가 수집한 데이터를 통해 고객들이 좋아하는 전시물을 선정해 주기적으로 교체하고 있다. 그 결과 재방문객이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라고 한다. 온라인 세금 환급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 플랫폼 기업은 중국 온라인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진행해 해외 관광객 대상 브랜드 인지도를 크게 높였다.

관광기업 혁신 바우처 지원 사업은 팬데믹으로 침체된 관광업계를 부흥시키고 업계 전반의 디지털 전환을 돕는다는 취지로 2020년 처음 시작됐다. 사업 5년 차인 올해까지 약 700개 업체가 수혜 기업으로 선정됐다. 예산 규모도 2020년 37억 원에서 올해 63억4000만 원으로 크게 늘었다. 로봇 도입뿐만 아니라 중소업체들이 비용, 인력 부족 등으로 시행하지 못했던 온라인 플랫폼 구축, 빅데이터 활용 서비스, ICT 솔루션 도입 등을 지원하는 게 핵심이다. 내년 2, 3월 진행되는 공모에선 기업의 체계적 디지털화를 지원하는 ‘디지털 전환 특별 프로그램’도 도입된다.

한국관광공사 권종술 관광기업지원실장은 “관광객을 편하고 행복하게 해야 하는 관광산업에서 신기술 도입은 필수적”이라며 “사업을 통해 서비스 로봇 같은 최신 기술 및 인공지능(AI) 관련 신기술을 집중 지원해 육성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김기윤 기자 pe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