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항공기 모습. 대한항공 제공
● 글로벌 ‘메가 캐리어’ 초읽기…“아시아나 재무 부담 통제 가능”
대한항공은 11일 아시아나항공에 신주인수를 위한 잔금 8000억 원을 지급했다. 총 1조5000억 원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 대금 납입이 완료된 것. 이에 따라 12일 신주 1억3157만8947주(지분율 63.88%)를 취득하며 아시아나항공을 자회사로 품었다. 이로써 대한항공은 2020년 11월 아시아나항공 인수 추진을 처음 공시한 이후 4년1개월 만에 기업결합 과정을 마무리했다. 대한항공은 당분간 아시아나항공을 자회사 형태로 2년 동안 운영한 뒤 완전 통합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대한항공의 ‘기초 체력’이 튼튼하다고 보고 있다. 대한항공은 코로나19 이후 여객사업이 회복되면서 현금을 지속적으로 쌓고 부채를 줄여나가면서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대비해왔다. 곳간을 든든히 쌓은 만큼 재무 부담이 제한적일 것이란 관측이다.
● 항공 경기 호전과 신용등급 개선이 ‘효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기, 실적 성과를 이끈 항공화물의 호조세가 지금까지 꾸준히 유지되는 것도 양사 결합의 ‘호재’로 꼽힌다. 대한항공은 2000~2022년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화물 사업 분야의 이익을 냈다. 2022년 2조8836억 원의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했고, 2023년에도 영업이익 1조5869억 원을 내며 안정적인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항공 여객 회복세 역시 향후 양사 합병에 따른 재무 부담을 덜어줄 거란 전망이 나온다. 미국·유럽 등 장거리 노선 회복과 일본 여행객 증가 등 여객 수요가 대외 경기 변수와 관계없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 특히 올해 대한항공은 중장거리 노선·비즈니스 클래스 수요와 환승 수요 증가가 뒷받침된 데 따라 여객운임 강세 효과를 톡톡히 봤다. 실제로 대한항공의 올해 3분기(7~9월) 실적은 매출 4조2408억 원, 영업이익 6186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9.8%, 18.9% 증가했다.
류제현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대한항공이 보유한 현금성 자산과 낮은 부채 비율을 감안할 때,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따른 대한항공의 재무 리스크는 제한적”이라며 “연결 후 추정 부채비율은 2021년 수준인 292%에 불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대한항공은 그간 아시아나항공의 원활한 인수를 위해 자본을 확충하고 유동성 확보 및 재무구조 개선에 총력을 기울여왔다”며 “앞으로 2년 동안 양사의 완전한 통합을 안정적으로 이끄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