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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관장 4연승 이끈 노란표 ‘FBSO 방패’…흥국생명마저 막아낼까 [발리볼 비키니]

입력 | 2024-12-17 11:00:00


정관장 리베로 노란. 한국배구연맹(KOVO) 제공

프로배구 여자부 정관장은 16일까지 팀 서브 리시브 효율 29.1%(5위)를 기록 중입니다.

정관장 리베로 그러니까 수비 전문 선수인 노란(30)은 이 기록이 26.4%로 팀 평균보다 낮습니다.

프로 13년 차인 노란은 원래부터 리시브보다 디그(상대 스파이크를 막아내는 수비)에 강점이 있는 선수로 통하는 게 사실.

그래도 이전에는 리시브 효율이 이렇게까지 떨어진 적은 없었습니다. 

이 때문에 상대 팀에서 리베로인 노란에게 목적타 서브 전술을 구사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노란은 “진짜 많이 힘들었다. 솔직히 지금도 힘들긴 하다”면서 “(고희진) 감독님과 언니들이 많이 챙겨준 덕에 버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정관장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는 노란. 한국배구연맹(KOVO) 제공

정관장은 최근 네 경기 연속으로 승리를 기록하고 있지만 노란은 이 기간 리시브 효율이 23.1%로 오히려 더 떨어졌습니다.

다만 ‘FBSO(First Ball Side Out) 비율’을 살펴보면 다른 결과가 나타납니다.

FBSO는 문자 그대로 한 번에 사이드 아웃을 돌린 랠리를 뜻하는 표현입니다.

그러니까 상대 서브 → 리시브 → 세트(토스) → 공격 득점으로 끝났을 때가 FBSO입니다.

정관장이 연승 행진을 시작한 지난달 30일 이후 노란이 상대 서브를 받았을 때 정관장은 FBSO 비율 53.8%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 기간 상대 서브를 20번 이상 받은 여자 선수 가운데 FBSO 비율이 가장 높은 선수가 노란입니다.

못하는 게 없는 김연경

다만 노란에 이어 흥국생명 ‘두 연경’이 2, 3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기 때문에 정관장도 서브 작전을 세심하게 구사할 필요가 있습니다.

정관장은 서브 득점 1위(세트당 1.538점) 팀이지만 서브 효율 = 상대 팀 리시브 효율(27.7%) 자체가 높은 팀은 아닙니다.

서브 효율에서는 흥국생명(26.8%)이 1위고 정관장은 4위입니다.

정관장으로서는 서브도 서브지만 노란 그리고 표승주(32)가 흥국생명 ‘서브 폭탄’을 이겨내야 승률을 끌어올릴 수 있는 셈입니다.

표승주도 리시브 효율(26.7%)보다 FBSO에 강점이 있는 선수입니다.

연승 기간에도 표승주는 리시브 효율 22.0%를 기록하는 데 그치고 있습니다.

정관장 염혜선(왼쪽)과 메가. 한국배구연맹(KOVO) 제공

팀 리시브 효율이 떨어지는데도 FBSO 비율이 높다는 건 팀 세터 염혜선(33)이 연결고리 역할을 잘해주고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연승 기간 염혜선은 메가(25)와 공격 성공률 55.3%를 합작했습니다.

정관장은 1라운드 때는 염혜선, 2라운드 때는 메가가 없는 상태로 흥국생명과 대결해 두 번 모두 패했습니다.

17일 인천 방문 경기로 열리는 3라운드 맞대결 때는 ‘완전체’로 흥국생명을 상대할 수 있게 됐습니다.

고희진 정관장 감독은 “기왕이면 팬들이 좋아할 만한 명승부를 펼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흥국생명이 이 경기에서 이기면 15연승으로 여자부 한 시즌 최다 연승 타이기록을 세웁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