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4.12.17/뉴스1
국민의힘의 한 초선 의원은 17일 탄핵 정국으로 인한 보수궤멸 위기 속에서도 비상대책위원장에 친윤(윤석열)계 권영세 의원과 원조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 권성동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탄핵 반대 당론을 주도한 나경원 의원 등이 거론되는 상황에 대해 이 같이 지적했다. 친윤계와 중진 의원 그룹을 중심으로 탄핵 민심에 역행하고 기득권을 지키려는 ‘낡은 기득권 꼰대정당으로의 회귀’라는 것이다. 당내 일각에선 “이렇게 지리멸렬하다가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 인용 시 조기 대선에서 무난히 패배할 수밖에 없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민의힘은 18일 비상의원총회를 열고 비대위원장 후보 등에 대한 논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 與, 원내 중진 비대위원장으로 갈듯
국민의힘 내에서는 탄핵 정국 혼란 수습을 위해 경험 있는 원내 중진이 비대위원장을 맡아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권 의원과 권 원내대표, 나 의원 등이 유력하게 거론되는 분위기다. 과거에도 원내대표가 과도기적 상황에서 비대위원장을 겸임한 전례가 있다. 2014년 5월 이완구 당시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원내대표가 두 달간 비대위원장을 겸임했다. 당내 일각에서 외부 인사 영입 주장도 제기됐으나 의원들의 지지를 받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에선 “친윤과 탄핵에 반대했던 중진으로 보수 궤멸 위기를 극복 가능하겠냐”는 지적도 나온다. 권 의원은 윤 대통령이 대선 후보였던 시절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장으로 활동했고, 당선 후에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냈다. 윤석열 정부 초대 통일부 장관도 역임하는 등 친윤계로 분류된다.
권 원내대표는 대선 초기부터 윤 대통령을 도왔고, 대선 국면 당시 후보 비서실장, 당 사무총장을 지내는 등 원조 ‘윤핵관’으로 불렸다. 윤 대통령과 갈등을 빚던 이준석 당시 국민의힘 대표는 권성동 원내대표 등을 윤핵관으로 지목하기도 했다. 나 의원은 지난해 3·8 전당대회 때 친윤계 초선 의원 53명의 사퇴 연판장 사태를 겪어 비윤(비윤석열)계로 분류된다. 하지만 나 의원은 탄핵 정국에서 탄핵 반대 당론을 주도한 대표적 중진 의원으로 꼽힌다. 나 의원은 14일 국회를 통과한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대해 “증거와 기타 참고자료는 달랑 언론기사 63건”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 “민심 역행한 낡은 기득권 지키기”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당대표직 사퇴 발표 기자회견을 마친 한동훈 대표를 향해 손을 내밀고 있다. 2024.12.16/뉴스1
권 원내대표는 이날 “대통령의 비상 계엄 선포와 탄핵소추로 인해서 국민들에게 큰 불편과 혼란을 가중시킨 점에 대해서 집권 여당의 일원으로서 국민 여러분께 심심한 사과를 드린다”고 밝혔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첫 공식 사과다.
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