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2024.12.17/뉴스1
연말을 맞아 비수도권 대학병원들의 내년도 교수 채용 공고가 이어지고 있다. 올 초부터 이어진 의료공백으로 교수 일부가 병원을 떠난 데다, 내년 증원된 학생들을 가르칠 인력이 부족하다보니 너나할 것 없이 대규모 채용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지원자가 부족해 모집인원을 못 채우는 경우가 많아 고민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채용 공고 봇물…“지원자는 적어”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올 2~8월 의대 40곳, 수련병원 88곳에서 사직한 교수와 전임의(펠로우) 수는 총 2757명에 달한다. 특히 전공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수도권 대형병원이 채용을 진행하면서 비수도권에서 이동한 경우가 적지 않았다. 특히 계약직 교수의 경우 내년 2월 계약이 끝나는 경우가 많다 보니 비수도권 대형병원은 공백 확산을 막기 위해서라도 대규모 채용을 진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지원자는 많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부산대병원은 지난달 19일부터 이달 2일까지 필수과인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 4명 등 총 41명의 교수를 모집했다. 하지만 교수자리를 다 채우지 못해 마감 바로 다음날인 3일 “교수 15명을 추가 모집한다”는 공고를 냈다. 비수도권의 한 사립대병원은 최근 서류공고를 마감했지만 전공과 30곳에 지원자가 한 명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신학기에는 교육도 진료도 어려워
교육부는 내년 의대 증원에 따라 국립대는 교수 330명, 사립대는 284명을 추가 채용하도록 관련 예산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늘어난 모집인원(1509명)의 80% 이상이 비수도권인 만큼 비수도권 중심으로 교수 채용을 진행하도록 할 방침이다.
신학기에는 늘어난 학생을 교육할 교수도, 환자를 진료할 교수도 부족해진다”고 우려했다. 충청권 국립대에 재직하는 한 교수도 “특정 과 교수가 이탈하면 진료 부담이 남은 이들에게 가면서 추가 이탈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생긴다”며 “현재로선 의대생과 전공의가 돌아와도 가르치거나 지도할 교수가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경민 기자 me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