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법원 “檢, ‘우리은행 부당대출’ 손태승 기소할 거면 속히 해야”

입력 | 2024-12-17 16:33:00

서울남부지법, 손태승 처남·前임원들 첫 공판
처남 김모씨 “공소사실 혐의 전부 부인 취지”



‘친인척 부당대출’ 의혹을 받는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26일 오후 서울 양천구 남부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4.11.26. 뉴스1


법원이 ‘우리은행 부당대출’ 관련 혐의로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처남과 우리은행 전 임원들 첫 재판에서 “검찰 내부 사정이 있겠지만 기소를 한다면 신속히 해서 한꺼번에 절차 진행할 수 있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5부(부장판사 양환승)는 17일 손 전 회장 처남 김 모 씨 측 변호인이 “손 전 회장 구속영장 청구가 두 번 기각됐다. 이 사건과 병합될 거 같은데 검찰은 언제 기소할 거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검찰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2020년 4월부터 올해 1월까지 손 전 회장 친인척 관련 법인 혹은 개인사업자 차주에게 내준 616억 원 중 최대 400억 원 규모의 부당 대출해 준 것으로 파악됐다.

손 전 회장은 부당 대출 과정에 공모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앞서 두 차례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모두 기각됐다. 손 전 회장은 자신의 혐의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다.


우리은행 부당대출 의혹 사건과 관련해 횡령 및 사문서위조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처남 김 모 씨가 7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4.9.7. 뉴스1


김 씨 측 변호인은 이날 “공소사실 전부 부인하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김 씨에게 적용된 혐의는 특경법상 횡령 2건, 특경법상 사기 2건, 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행사 2건, 특경법상 중재 수재 1건 등이다.

손 전 회장 처남 김 씨는 아내 등 가족 명의 회사 자금을 유용하고 회사를 통해 부동산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인수 가격을 부풀려 우리은행으로부터 과도한 대출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아울러 지난 11일 특경법상 알선수재죄 혐의로 추가 기소됐다. 검찰은 김 씨가 손 전 회장과 관계를 과시, 대출 브로커 행세하며 제삼자에게 은행 대출을 해주는 대가로 총 5회에 걸쳐 10억 원 이상의 수수료를 받아 챙긴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씨 측 변호인은 횡령 혐의에 대해 “한 모 업체 건은 본래 목적대로 대출 자금을 사용했다”며 “코 모 업체 건은 자금을 대여해주고 나중에 변제받았다”면서 부인했다.

사문서위조 혐의 관련해선 “매도인한테 실제와 다른 금액을 먼저 통보했기 때문에 위조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사기 혐의 경우 “매매계약 가격 부풀리기로 대출이 이뤄진 게 아니라 우리은행 본점 여신 시스템에 따라 담보물로 평가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씨 측 변호인은 추가 기소된 알선수재 혐의에 대해선 공소장 확인을 못 했다면서 차회 기일에 입장을 밝히기로 했다.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의 모습. 2024.11.18. 뉴스1



김 씨의 부당 대출 공범으로 함께 재판에 넘겨진 우리은행 전직 본부장 임 모 씨와 부행장 출신 성 모 씨도 이날 법정에 섰다. 임 씨는 특경법상 배임·수재 혐의를, 성 씨는 특경법상 배임 혐의를 받는다.

양측 변호인단은 “검찰이 증거기록 열람·등사 신청을 거부해 재판 기록을 전혀 보지 못했다”며 “현재로서 공소사실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할 수 없어 차회 기일에 밝히겠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검찰을 향해 “이 사건 구속기소 된 지 석 달이 다 돼가는데 아직도 열람 등사 안 해준 것이냐”고 질타하며 “오늘부터라도 협조해달라”고 당부했다.

재판부는 오는 2월 11일 오후 2시 차회 공판을 열기로 했다. 손 전 회장이 같은 법정에 설지 주목된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