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 갈무리)
가난을 벗어나려 쓰리잡을 뛰는 여성이 고독사한 아버지에 대한 죄책감을 토로했다.
16일 방송된 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에 출연한 사연자는 “어릴 때부터 가난했다. 가난에서 벗어나고 싶어서 쓰리잡까지 하게 됐다. 그러다 보니 가족들이 다 저한테 의존하고 있다. 아버지는 돌아가시고 엄마, 남동생 둘이 있다”라고 밝혔다.
어린 시절 가정환경에 대해 사연자는 “고등학생 때까지 어려웠다. 고등학교 2학년 때 아버지가 뇌졸중으로 쓰러졌다. 그때 거의 파산 위기까지 가면서 옥탑방에 공짜로 살다시피 했다. 따뜻한 물도 안 나와서 냄비 물 끓여서 썼다”라고 밝혔다.
그는 “아버지는 술과 사람을 좋아했다. 술을 마시면 언어폭력이 좀 있었다. 동생과 엄마에게 해선 안 될 말들을 했다. 어머니가 그런 걸 못 이겨서 이혼했다. 아버지, 남동생들과 함께 살다 어머니와 원룸에서 둘이 지내게 됐다”라고 말했다.
대학 졸업 후 간호사로 일하며 모은 돈으로 방 3개짜리로 이사했다. 그는 “아버지에게 같이 살자고 했는데 ‘면목이 없는데 어떻게 같이 사냐’며 거절했다. 이후 아버지는 2년 전 혼자 집에 계시다 돌아가셨다”라며 눈물을 흘렸다.
이어 “저희와 같이 있었으면 그렇게 외롭게 돌아가시지 않게 했을 텐데”라며 죄책감을 드러냈다.
(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 갈무리)
서장훈은 “아버지의 선택이다. 네가 있었다고 결과가 크게 달라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고 이수근도 “가족을 위해 열심히 살았던 당신의 노력만으로도 충분히 잘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집에만 가면 예민해져서 가족들이 내 눈치를 본다. 동생도 취준생인데 원래 원하던 직업보다 더 빨리 취업할 수 있는 걸 찾으며 압박감을 느낀다. 어머니는 오십견과 손가락 관절염을 앓고 있어 식당 일도 못 하는 상황인데 제가 지쳐서 오는 걸 보고는 물질적인 부담을 덜어주려 몸이 불편한데도 하고 계신다”라고 말했다.
눈물을 쏟아내는 사연자에게 서장훈은 “네가 열심히 생활해서 집도 마련했고 잘될 때는 1000만 원씩도 번다. 중간만 잡아도 연봉 7000만~8000만 원 되는데 울 일이 뭐가 있나. 슬퍼할 일이 아니다”라고 위로했다.
이어 “어머니는 ‘내가 자꾸 뭐를 해야겠다’고 하는 건 열심히 일하는 딸에게 부담 주는 거다. 그런 얘기를 듣는 거조차 딸한테는 스트레스가 된다. 그동안 고생 많이 하셨으니 편히 사셔도 된다”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