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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 숄츠 총리, 의회서 불신임… 내년 2월 조기총선

입력 | 2024-12-18 03:00:00

연정 붕괴 한달만에 불신임 당해
숄츠, 지지율 낮아 재집권 힘들듯
메르츠 기민당 대표 차기총리 부상




2021년 12월 취임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16일 연방의회에서 불신임됐다. 지난달 7일 숄츠 총리가 이끄는 중도좌파 사회민주당, 우파 자유민주당, 좌파 녹색당의 연정이 붕괴된 지 약 한 달 만에 총리 불신임안까지 통과되면서 독일 정계의 혼란이 고조되고 있다. 당초 내년 9월로 예정됐던 총선 또한 같은 해 2월 23일 치러지게 됐다.

연방의회는 이날 총리 신임안을 재적 733명 중 찬성 207표, 반대 394표, 기권 116표로 부결시켰다. 제1야당인 기독민주당·기독사회당 연합, 연정을 탈퇴한 자민당 등이 모두 반대표를 던진 결과다. 연정에 남아 있는 녹색당 의원들은 당론에 따라 기권하면서 사실상 숄츠 총리에 대한 반대 의사를 표했다.

숄츠 총리는 연정 내내 정치 성향이 다른 자민당과 갈등을 빚었다. 특히 자민당이 감세 등을 골자로 한 내년도 예산안을 추진하자 이를 거부했다. 자민당 또한 ‘연정 탈퇴’로 응수해 집권 약 3년 만에 최대 위기를 맞았다.

숄츠 총리는 “조기 총선을 통해 재집권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사민당의 낮은 지지율을 감안할 때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평이 많다. 14일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중도우파 기민·기사당 연합은 32%로 사민당(17%)을 크게 앞섰다. 2위 역시 극우 독일을위한대안(AfD·19%)이었다.

독일 정계와 언론에서는 벌써부터 프리드리히 메르츠 기민당 대표(69)를 유력한 차기 총리로 보고 있다. 그는 원자력 발전 확대, 실업급여 축소 등 자유주의 경제정책을 지지하고 있다. 러시아의 침공 후 독일에 몰려든 우크라이나 난민에 대해서도 “복지 관광을 하러 왔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런 그가 집권하면 숄츠 정권의 주요 정책이 줄줄이 중단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어떤 정당도 과반을 차지하기 힘든 만큼 기민·기사당 연합이 총선 후 어떤 정당과 손을 잡느냐에 따라 차기 행정부의 국정 운영 색채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AfD는 유럽연합(EU) 탈퇴, 유로화 폐기 및 마르크화 재도입 등을 주장하는 극단 성향의 우파 대중영합주의(포퓰리즘) 정당이다. 경제난에 지친 서민 표심을 파고들고 있어 연정 구성에도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김윤진 기자 ky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