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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과학 연구로 반도체 산업 기여… 첨단 소재 전문인력 양성까지

입력 | 2024-12-19 03:00:00

대형 연구개발-인력양성 사업 수주… 삼성전자 손잡고 화학 분야 연구
디지털 혁신 박사급 인재 키우고, 지자체와 첨단 제조업 육성 사업




중앙대가 연구개발(R&D)과 인력양성 사업을 연이어 수주하면서 연구중심대학으로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사진은 중앙대 탄소중립 디지털혁신 플랫폼 연구소. 중앙대 제공

중앙대(총장 박상규)가 대형 연구개발(R&D)과 인력양성 사업을 연이어 수주하며 연구중심대학으로 체질을 개선하고 있다.

올해 정부 연구개발 예산은 지난해보다 크게 줄어 대학의 교외 연구 수주에 어려움이 있었음에도 중앙대는 지난해보다 연구비 수주 실적이 높아졌고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첨단소재·나노융합 분야를 이끌어갈 인재 양성 기반도 마련했다.

중앙대는 이로써 6개의 선도연구센터(SRC), 4개의 대학ICT연구센터(ITRC) 등 대형 연구개발(R&D) 사업을 수행하는 한편 18개의 교육연구단·팀이 4단계 두뇌한국(BK)21 사업을 진행하는 등 연구중심대학으로의 입지를 탄탄히 굳혔다.



시스템 화학 글로벌 연구센터 SRC 선정

중앙대 화학과 성재영 교수가 이끄는 시스템 화학 글로벌 선도연구센터는 8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관 이학분야 SRC 지원사업에 선정됐다. 선도연구센터 사업은 기초과학 수준 향상을 위한 새로운 이론 형성, 과학적 난제 해결을 목표로 국내 최고 연구집단을 선발해 지원하는 대규모 정부 재정지원 사업이다.

중앙대 시스템 화학 글로벌 선도연구센터는 7년 동안 105억3000만 원을 지원받는다. 연구센터는 생체계 화학 동력학, 복잡물질계 분자 수송-반응 동력학, 생체계 및 물질계에 편재하는 핵 형성 및 상전이 동력학을 정확하게 설명하고 예측하는 이론들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삼성전자 반도체연구소 소재개발팀과 공동연구 수행 중인 반도체 화학기계적 평탄화 공정 최적화 등에 응용해 국가 신성장 동력 창출에 이바지하는 것이 목표다.

연구센터는 서울대, 카이스트, 포스텍, 연세대, 고려대, 성균관대, 서울시립대, 부산대 등이 참여하는 5개 이론 전문 연구그룹과 9개 실험 전문 연구그룹, 하버드의대와 MIT, 코넬대, 보스턴대, 미네소타대, 토론토대, 국립대만대 등 10개 해외 선도 연구그룹과 긴밀한 협력 연구를 추진 중이다. 그동안 후발 주자였던 한국 기초과학계가 새로운 학문 분야를 창출하며 세계 학계를 선도하는 선구자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기대가 크다.



ITRC 육성지원사업 복수 선정

중앙대는 7월 ITRC 육성지원사업에 복수 선정됐다. 향후 8년 동안 150억 원의 연구비를 받는다. ITRC는 글로벌 디지털 기술혁신을 이끌어갈 석·박사급 핵심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사업이다.

장항배 산업보안학과 교수 겸 연구처장이 이끄는 사업팀은 ‘데이터 안전 활용을 위한 차세대 보안 핵심기술 개발’을 제안해 사업에 선정됐다. 인공지능(AI) 서비스 개발과 활용에 요구되는 텍스트와 같은 정형 데이터, 영상·음성 등의 비정형 데이터에 대한 비식별화기술을 연구개발하는 데 초점을 맞출 예정이다.

외부와의 협력도 활발하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교육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정부 부처는 물론 LG CNS, 하나은행 등 기업과도 협력해 데이터프라이버시 연구센터를 설립할 계획이다. 박세현 대학원 지능형에너지산업융합학과 교수가 주관하는 사업팀은 ‘탄소중립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융합기술 연구개발 및 창의 인재양성’을 주제로 선정됐다. 탄소중립 ESG ICT(정보통신기술) 연구센터를 기반으로 두산퓨얼셀㈜ 등과도 공동연구를 추진 중이다.

탄소감축의 혁신성과 지속성을 담보할 수 있는 지표를 수립하고 도메인별로 맞춤형 평가와 관리가 이뤄질 수 있는 ‘탄소중립 ESG 아키텍처 모델’도 수립할 복안을 가지고 있다.



첨단소재·나노융합 분야 혁신융합대학 선정

중앙대는 4년간 총 408억 원의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첨단소재·나노융합 분야 인재를 양성한다. 6월 교육부가 주관하는 첨단분야 혁신융합대학(COSS) 지방자치단체 참여형 사업에 신규 선정돼 매년 102억 원씩 4년간 정부 재정지원을 받는다. 첨단분야 혁신융합대학사업은 첨단분야 인재를 국가 차원에서 양성하기 위해 대학들의 융합·개방·협력을 독려하는 사업이다.

지자체 참여형의 경우 비수도권 광역 지자체와 5개교 이상의 대학이 연합체(컨소시엄)를 만들어 참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중앙대는 이번 사업에 주관대학으로 참여한다. 강원대·한남대·금오공대·인하공업전문대와 중부권 대형 컨소시엄을 구성했고 첨단산업 육성 의지가 큰 강원특별자치도와 손을 잡았다. 강원도가 추진하는 신소재자원·모빌리티, 디지털헬스·바이오, 스마트생명·관광, 그린에너지 등 융복합 플랫폼 추진의 기반이 될 첨단 제조업을 선도하는 첨단소재·나노융합 분야의 인재들을 길러낼 계획이다.

박상규 총장은 “중앙대는 국내를 대표하는 과학기술 분야 정부재정지원사업에서 굵직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며 “사립대 최상위 수준의 연구비 수주 규모를 갖추며 연구중심대학으로 자리매김한 만큼 교내 연구집단들이 세계적인 연구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전폭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지자체 손잡고 청년 창업 인프라 넓혀

10월 열린 ‘청년창업 활성화-성장 지원’ 업무협약식. 중앙대 제공

중앙대는 서울 동작구, 금천구 등 지자체와 협력을 확대하며 지·산·학(地産學) 생태계 구축에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해 동작구와 함께 응모한 ‘2023년 서울시 캠퍼스타운 종합형 사업’에 선정돼 4년 동안 80억 원을 지원받는다. 서울시 캠퍼스타운 사업은 대학-자치구가 협력해 지역 내 청년창업 문화를 확산하는 사업이다. 창업기업을 육성하고, 창업인재를 양성하며, 지역 활성화까지 이루는 것이 골자다.

중앙대는 앞서 실시된 1단계 종합형 사업을 통해 캠퍼스 주변에 창업발전소와 청년창업스튜디오, 청년창업문화공간 등 6개의 창업공간을 조성했고 청년 창업팀 60여 개도 발굴했다.

2단계 사업은 1단계 사업을 통해 조성한 창업 인프라와 사업 수행 경험을 바탕으로 규모를 한층 키우는 ‘스케일 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여의도와 강남, 용산 세 도심을 연결하는 입지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 차세대 서울캠퍼스타운 모델을 구현할 계획이다.

금천구와 선보인 우수 협력 사례인 금천청년꿈터는 9월 개관해 본격적인 시작을 알렸다. 지하 1층, 지상 9층, 연면적 1269㎡ 규모의 금천청년꿈터는 청년 창업자의 도전을 장려하고 청년들의 진로 설계를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북카페와 소통 공간, 운영 사무실과 독립형 사무실, 휴게실, 회의실, 협업공간, 강당 등의 시설이 들어섰다.

또한 금천구 소재 WB가산IT타워 7층을 포함해 3개의 공간에 혁신지원거점센터 등을 구축하고 창업기업의 성장 지원 및 지역사회 발전을 도모하는 거점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런 노하우를 바탕으로 중앙대 산학협력단은 새롭게 문을 연 금천청년꿈터를 위탁 운영할 예정이다.

중앙대는 청년창업 전주기(全週期) 지원 체계를 구축해 청년창업을 활성화하고 창업기업의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서울 서남권 지산학 기관들과도 손을 맞잡았다. 10월 협약식에는 중앙대를 필두로 강서대·동양미래대·서울대·숭실대·총신대 등 6개 대학과 강서구청·관악구청·구로구청·금천구청·동작구청 등 5개 자치구, 서울경제진흥원·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한국산업단지공단 등 3개 지원기관까지 총 14개 기관이 참여했다.

대학들은 예비·초기 단계 우수 창업기업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역할을 맡았고 자치구들은 창업기업의 지역 정주를 위한 여건 조성과 성장을 돕기 위한 행·재정 지원에 나선다.

고중혁 중앙대 산학협력단장은 “앞으로 대학과 지역사회는 더욱 깊이 있는 협업이 필요하다”며 “지역사회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해 지역경제 성장을 촉진하고 지역사회 구성원들의 경제적 및 사회적 포용성을 높이기 위한 정책과 지원, 교육 등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명근 기자 diony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