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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교과서 삐걱… “교육자료로 자율 도입” 법사위 처리

입력 | 2024-12-18 03:00:00

野 “문해력 저하 우려-교사들도 반대”
본회의 통과 땐 학교장이 도입 선택
교육부 “현장 혼란 야기할 것” 우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내년 1학기 일선 학교에 도입 예정인 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를 ‘교과서’ 대신 ‘교육자료’로 규정하는 법안이 1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했다. 교육자료가 되면 학교에서 채택 여부를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 교육부는 “현장의 혼란을 야기할 것”이라며 우려를 밝혔다.

이날 국회 법사위는 AI 교과서를 교육자료로 규정하는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을 야당 주도로 통과시켰다. 모든 학교에서 의무적으로 채택해야 하는 교과서와 달리 교육자료는 학교장이 채택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일선 교사 대부분이 반대하고 있고, 도입 시 학생들의 문해력 저하가 우려된다는 등의 이유로 AI 디지털교과서 도입을 반대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정책의 안정적 추진을 위해 AI 디지털교과서를 교과서로 인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지만 법사위 18명 중 여당은 7명뿐이어서 법안 통과를 막지 못했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도 이날 법사위에 출석해 “문제점에 대해 계속 보완하고 철저히 책임지겠다”며 교과서 지위 유지를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법사위를 통과한 개정안은 30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이날 법사위 직후 “AI 디지털교과서가 교과서 지위를 유지해야 한다고 적극 설명했으나 법안이 의결돼 유감”이라며 “본회의 전까지 국회와 소통하고 설득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교육계에선 현재 야당이 국회 다수인 만큼 개정안이 본회의까지 통과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경우 윤석열 정부의 교육개혁 핵심 과제인 AI 디지털교과서는 좌초 위기에 놓이게 된다. 현실적으로 교사 다수가 반대하는 상황에서 교육자료로 AI 디지털교과서를 채택하는 학교는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정부 요청을 받고 많게는 수백억 원을 투입해 2년여 동안 AI 디지털교과서를 개발해 온 에듀테크 기업들의 반발도 예상된다. 제주 등 일부 지자체에선 도의회에서도 관련 예산이 삭감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제주=송은범 기자 seb11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