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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아그레망까지 받은 김대기, 주중대사 임명절차 중단

입력 | 2024-12-18 03:00:00

[탄핵 가결 이후]
대행체제 임명 부담, 원점 재검토
외교가선 자진사퇴 가능성도 거론
시진핑 방한 추진 등 차질 우려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여파로 김대기 전 대통령비서실장(사진)의 주중대사 임명 절차가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10월 내정돼 중국 정부의 아그레망(주재국 동의)까지 받은 김 전 실장 임명 문제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에서 원점 재검토하겠다는 것이다. 외교가에선 김 전 실장의 자진 사퇴 가능성도 거론되는 가운데 주중대사 공석이 장기화할 경우 내년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 추진 등 대중국 외교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 소식통은 “김 전 실장 임명 관련 절차는 일단 멈춰 선 상태”라면서 “권한대행 체제에서 공관장 임명 문제가 본격 논의된 상황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김 전 실장이 주중대사로 부임하려면 대사 임명건이 국무회의를 통과해야 하고 한 권한대행의 신임장 수여 및 시 주석에게 신임장 제정 절차를 밟아야 한다.

총리실 고위 관계자도 17일 기자들과 만나 “(신임장 수여는) 아직 구체적으로 검토된 바 없다”면서도 “과거 권한대행 시절에도 공관장 임명은 계속 있었다”고 말했다. 다만 직업외교관이 아닌, 특임공관장에 대한 임명 강행 선택지는 정치적 부담이 크다는 분석이다. 법률상 한 권한대행에게 외교사절 임명 권한이 있음에도 야당에서 사실상의 인사권 남용으로 반발할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이 12일 대국민 담화에서 중국의 국내 간첩 활동 등을 거론하면서 중국 정부가 반발한 상황 등도 김 전 실장 임명 강행이 중국에 외교적 결례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각에선 김 전 실장의 자진 사퇴 가능성도 제기된다. 여권 소식통은 “김 전 실장이 탄핵소추안 가결 전 스스로 물러나야 되는지, 부임 시기를 기다리는 게 맞는지를 놓고 고위 인사에게 다각도로 상의했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다만 여권 고위 관계자는 “김 전 실장이 부임하지 않으면 오히려 중국에 윤 대통령 탄핵심판 결과를 예단하는 꼴이 될 수도 있다”고 했다. 당초 23일 부임할 예정이던 다이빙(戴兵) 신임 주한 중국대사도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여파로 부임 시기를 다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