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EU, 루마니아 대선서 ‘러시아 개입 묵인’ 혐의로 틱톡 조사

입력 | 2024-12-18 10:29:00

EU집행위, 틱톡의 디지털시장법 위반 혐의 조사
러, 틱톡 이용해 ‘친러’ 성향 후보 유세했다는 의혹




유렵연합(EU)은 러시아의 루마니아 대선 개입을 사실상 방치했다는 의혹을 받는 중국 동영상 플랫폼 틱톡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17일(현지시각) 유로뉴스에 따르면,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는 이날 틱톡의 디지털서비스법(DSA) 위반 혐의에 대해 공식 조사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DSA는 주요 소셜미디어(SNS) 플랫폼이 불법·유해 콘텐츠, 허위조작정보(가짜뉴스) 등 확산 방지에 책임지도록 한 법이다. 해당 법을 위반할 경우 전 세계 연 매출 가운데 최대 6%에 달하는 과징금을 물릴 수 있다.

EU집행위는 틱톡이 지난달 루마니아 대선 과정에서 불거진 러시아의 개입 의혹과 관련해 적절한 조처를 이행하지 않아, 해당 법을 위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지난달 치러진 루마니아 대선 1차 투표 결과 무소속으로 출마한 ‘친(親)러시아’ 성향 컬린 제오르제스쿠 후보가 선두(득표율 22.94%)를 차지했는데, 이 과정에서 러시아가 틱톡을 이용해 해당 후보에 대한 유세를 진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 4일 기밀 해제된 루마니아 정보국(SRI)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로 추정되는 외부 세력이 조지스쿠 후보의 유세를 위해 텔레그램으로 틱톡 사용자 등을 모집해 여론을 조작했다고 한다.

EU집행위는 틱톡이 이 같은 상황을 알고도 묵인했다고 보고, 동영상 추천 알고리즘의 조작 혹은 악용을 막기 위한 적절한 조처나 정치 광고 콘텐츠를 적절히 분류했는지 등을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EU집행위는 틱톡의 영상 추천 시스템 자료를 분석하기 위해 이달 초 틱특 측에 루마니아 대선 관련 데이터를 폐기하지 못하도록 ‘보존 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집행위원장은 이와 관련해 “외국 행위자들(actors)이 틱톡을 이용해 루마니에 대선에 개입했다는 심각한 징후가 나타난 후, 우리는 이제 틱톡이 그러한 위험을 해결하지 못해 DSA법을 위반했는지 철저히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EU에서는 틱톡을 포함한 모든 온라인 플랫폼이 (DSA법 위반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틱톡 대변인은 유로뉴스에 “우리는 유료 정치 광고를 허용하지 않으며, 허위 정보와 괴롭힘 및 증오 표현에 대한 정책을 위반하는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제거하고 있다”고 항번했다.

그러면서 “EU 및 루마니아 당국과 협력해 요청을 처리하고 우려 사항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러시아는 루마니아 대선 개입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루마니아 헌법재판소는 기밀 보고서 평가 등을 근거로 1차 선거 투표 결과를 무효화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