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니시우스 주니오르(24·레알 마드리드)가 생애 처음으로 국제축구연맹(FIFA) 남자 최우수선수상을 받았다. FIFA가 주관하는 시상식에서 세계 최고 자리에 오른 비니시우스는 올해 발롱도르 수상에 실패한 아쉬움을 털어냈다.
FIFA는 18일 카타르 도하에서 ‘더 베스트 FIFA 풋볼 어워즈 2024’를 열고 남자 최우수선수로 비니시우스를 선정했다. FIFA 풋볼 어워즈는 각국 대표팀 감독과 주장, 기자, 팬들의 투표 결과를 25%씩 반영해 수상자를 뽑는다. 올해 투표 참여자들은 FIFA 전문가 패널이 지난해 8월 21일부터 올해 8월 10일까지 선수들의 성적 등을 토대로 선정한 최종후보 11명 중 3명에게 순위를 부여해 투표했다. 순위가 높을수록 많은 점수가 주어진다.
비니시우스는 투표 결과를 환산한 점수에서 48점을 기록해 43점을 획득한 로드리(28·맨체스터시티)를 제쳤다. 3위는 비니시우스와 레알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는 주드 벨링엄(21·37점)이다.
비니시우스 주니오르가 18일 열린 ‘더 베스트 FIFA 풋볼 어워즈 2024’에서 남자 최우수선수상을 받은 뒤 활짝 웃고 있다. 도하=AP 뉴시스
브라질 출신 공격수인 비니시우스는 지난 시즌 레알에서 공식전 39경기에 출전해 24골(11도움)을 터뜨렸다. 레알은 비니시우스의 활약에 힘입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와 스페인 라리가 등에서 정상에 올랐다. 축구 통계 전문 사이트 ‘트란스퍼마르크트’에 따르면 비니시우스의 시장 가치(예상 이적료)는 2억 유로(약 3016억 원)로 전 세계 측면 공격수 중 1위다.
1991년에 올해의 선수상을 만든 FIFA는 2010∼2015년엔 프랑스의 축구 전문 매체 프랑스풋볼이 수상자를 정하는 발롱도르와 통합해 ‘FIFA 발롱도르’를 시상했다. 그러다 2016년부터는 발롱도르와 분리해 최우수선수를 따로 선정하고 있다.
올해 10월 열린 발롱도르 시상식에서는 로드리가 비니시우스를 제치고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발롱도르는 FIFA 랭킹 상위 100개국 축구 기자의 투표로 수상자를 정한다. 수비형 미드필더인 로드리는 지난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4경기에 출전해 8골 9도움을 기록하며 맨시티의 리그 우승을 도왔다. 7월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4)에선 스페인의 중원을 지휘하며 팀을 정상으로 이끌었고 대회 최우수선수에 뽑혔다.
비니시우스를 비롯한 레알 선수들은 올해 발롱도르 시상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레알은 비니시우스가 발롱도르를 받지 못한다는 정보를 사전에 입수해 팀 차원에서 시상식 보이콧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비니시우스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10배 더 열심히 뛰어야 할 것 같다. 그들은 (내게 상을 줄) 준비가 되지 않았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오른쪽)이 남자 최우수선수상을 받은 비니시우스 주니오르에게 축하를 전하고 있다. 도하=AP 뉴시스.
비니시우스는 이날 FIFA 풋볼 어워즈에는 참석해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으로부터 최우수선수상 트로피를 받았다. 그는 “어린 시절 나는 가난과 범죄에 휩싸인 상곤살루의 거리에서 맨발로 축구를 하던 아이였다. 그런 내가 불가능해 보였던 이 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브라질 상곤살루는 비니시우스의 고향이다.
여자 최우수 선수 부문에선 스페인 대표팀의 미드필더 아이타나 본마티(26·바르셀로나)가 2년 연속 수상했다. 본마티는 지난 발롱도르 시상식에서도 2연패에 성공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