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소송 중 아내 둔기 폭행·살해 혐의 검찰, 항소심 재판에서도 무기징역 구형 1·2심 모두 ‘살인 혐의’ 징역 25년 선고
아내를 둔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 대형 로펌 출신 미국 변호사 A씨가 12일 서울 성북구 성북경찰서에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 송치되고 있다. 2023.12.12. 서울=뉴시스
이혼 소송 중인 아내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대형 로펌 출신 미국 변호사가 항소심에서도 중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11-1부(부장판사 박재우·김영훈·박영주)는 18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미국 변호사 현모씨의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이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은 피고인에 대한 유리한 정상과 불리한 정상을 각각 고려하고 그밖에 여러 양형 조건을 종합해 형을 정했다”며 “이 법원에서 새로운 양형 자료를 제출하지 않아 (양형에) 본질적인 변화가 없다”고 설명했다.
국내 대형 로펌에 다니다 퇴사한 현씨는 지난해 12월3일 이혼 소송 제기 후 별거하다 자녀의 옷을 가지러 온 아내의 머리를 둔기로 여러 차례 가격하고 목 졸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현씨는 범행 직후 경찰이나 소방이 아닌 검사 출신 전직 다선 국회의원 부친에게 전화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부친이 현장에 도착한 이후에야 소방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씨는 수사 단계에서부터 아내를 살해할 고의가 없었고 우발적인 폭행에 따른 상해치사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1심 결심공판 당시 변호인은 미필적 고의에 의한 우발적 살인 혐의를 인정한다는 취지로 입장을 바꿨다.
1심은 검찰의 계획 살인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현씨가 피해자의 목을 눌러 살해했단 혐의는 인정하고 그에게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검찰과 현씨 측 모두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검찰은 지난달 20일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현씨에게 1심과 같이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검찰은 “범행 수법이 잔혹하고 우발적 범행을 주장하며 반성의 태도를 보이고 있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