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간담회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8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제공) 2024.12.18.[서울=뉴시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과 탄핵 사태에 따른 소비 심리 위축에 올해 성장률이 11월 전망치(2.2%)를 밑도는 2.1%로 떨어질 것으로 우려했다. 그러면서 여야정이 빠르게 추가경정 예산안 합의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18일 한은 별관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간담회에서 비상계엄 선포 이후 국내 금융·외환시장에 대해 “수출은 유지되지만 카드 사용액은 생각보다 조금 떨어지고 있고, 소비와 경제 심리가 급격히 떨어졌다”며 경제 침체를 우려했다.
그는 또 “소비 심리 안정화가 중요한데 탄핵이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올해 성장률이 2.1%로 낮아질 가능성이 굉장히 높아졌다”고 말했다. 한은은 지난달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와 내년 성장률로 각각 2.2%와 1.9%를 전망했다. 탄핵사태가 성장률을 갉아먹을 것으로 본 것이다.
그는 우선 경제 심리 회복을 위해 여야정이 합의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이 총재는 “경제정책이 정치와 분리돼 집행되고, 경제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한다는 신뢰가 생기면 정치적 불확실성이 일정기간 지속되더라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재정 역할도 강조했다. 이 총재는 “추경은 정부와 여야가 합의하는 모양새를 줄 수 있다”면서 “늦게 발표할수록 낮은 성장률과 이에 따른 심리에 주는 영향이 있는 만큼 빠른 시간에 합의를 해서 새로운 예산을 발표하는 것이 경제 심리에 좋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전국민 25만원 지원급법에 대해서도 “재정 정책이 긴축적으로 갈 필요가 없는 상황에서 소폭의 경기 부양을 하는 재정정책은 필요하다”면서 “장기 재정 건전성에 영향을 주지 않는 경기 부양책으로 일시적 타킷으로 하는 정책은 바람직하다”고 언급했다.
최근 외환 시장 불안에 대해서는 “계엄 발표 전과 비교해 30원 정도 올라온 상태”라면서 “정치 프로세스가 안정화되면 경제 펀더멘털과 관련없이 정상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치와 경제가 얼마나 독립적으로 집행될지 해외 투자자들이 유심히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환율의 물가 영향에 대해서는 “1430원 수준을 유지된다고 보면 우리나라 물가상승률이 0.05%포인트 올라갈 것으로 본다”면서 “11월 전망에서 내년 물가 상승률로 1.9%를 예상한 만큼 환율이 그대로 이어지면 1.95% 정도로 물가 상승률이 주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했다.
내년 1월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서는 원칙적인 답변을 내놨다. 그는 “물가와 환율, 경기, 가계부채 등의 데이터를 확인해야 한다”며 “미국의 최종금리 수준과 속도 등도 고려해 인하 시기와 폭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지금까지 한은의 통화정책 패턴이나 관행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를 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빅컷(0.05%포인트 인하) 가능성에 대해서는 “데이터를 봐야겠지만 그 정도는 아니다”면서 부인했다.
이외에도 이 총재는 11월 깜짝 금리 인하 의견에 대해 “시장 소통 실수가 아니다”면서 “포워드가이던스는 데이터에 따라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고 했다. 아울러 “가계부채는 경상GDP 수준에서 늘고 있다”면서도 “부동산 대출 규제는 경기와 관계없이 중요한 과제”라고도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