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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들이 계엄맛을 알아?”…‘햄버거 회동’에 불똥 튄 롯데리아

입력 | 2024-12-18 17:18:00

전·현직 정보사령관들이 12·3 비상계엄 선포 이틀 전 비밀 회동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경기 안산시의 한 롯데리아 매장의 모습. 2024.12.18. 뉴스1


12·3 불법 비상계엄 선포 이틀 전, 전·현직 정보사령관이 롯데리아에서 만나 계엄을 모의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이와 관련한 각종 밈(Meme·인터넷 유행 콘텐츠)이 쏟아지고 있다. 일부 누리꾼들은 해당 매장을 ‘계엄 성지’라 부르며 리뷰 테러를 하기도 했다. 롯데리아를 운영하는 롯데GRS는 “당황스럽다”는 입장이다.

비상계엄 사태를 수사하는 경찰에 따르면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과 문상호 정보사령관은 이달 1일 정보사 소속 대령 두 명을 경기 안산시 단원구 상록수역 인근의 롯데리아 매장으로 불러 “계엄날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서버를 확보하라”는 취지의 지시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대령 중 한 명은 최근 특수단 조사에서 “햄버거를 먹고 이야기하자고 해서 햄버거부터 먹었다” 등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사실이 전해지자, 소셜미디어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관련 밈이 속출했다. 누리꾼들은 배우 신구가 2002년 롯데리아 크랩버거 광고에서 선보인 대사 “니들이 게맛을 알아?”를 “니들이 계엄맛을 알아?”로 바꾸는가 하면, 가상의 ‘계엄버거’ 홍보물에 ‘나라를 통으로 말아먹는 맛’이라는 문구를 넣기도 했다. 계란 네 개를 넣은 햄버거에는 ‘네란(내란)버거’라는 이름을 붙이기도 했다.

인공지능(AI)가 만든 ‘계란이 네 개 들어간 버거’ 이미지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네란버거’ ‘계엄버거’로 불리며 공유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일부 누리꾼은 해당 매장의 카카오맵 홈페이지에 “여기가 계엄 논의한 햄버거 집이냐” “계엄버거 맛집이다” “작당 모의하기 좋다” 등의 조롱 댓글을 남기고는 별점 1점을 주기도 했다. 이에 다른 누리꾼이 “계엄 얘기하면서 별점 테러하는 게시물은 신고하자”고 독려하는 한편, “매장이 무슨 죄냐” “업장에 피해가지 않도록 하자” “점주님 힘내시라” 등 해당 가맹점주와 직원들을 응원하는 댓글도 이어졌다.

갑자기 폭증한 관심에 롯데리아 측도 곤혹스럽다는 반응이다. 롯데리아를 운영하는 롯데GRS 관계자는 “당황스럽다”면서도 “별도 입장 같은 건 없다”고 전했다. 경찰 수사와 관련해서도 “경찰이 해당 매장을 방문해 폐쇄회로(CC)TV 영상을 가져갔다는 것 외에 수사 상황을 답변하기엔 부적절하다”며 말을 아꼈다. 롯데리아는 ‘계엄버거’ ‘내란버거’ 같은 계엄 관련 상품을 출시할 계획도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