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정국]
40분간 탄핵정국 현안 논의
權 “대통령 중심제 변화 필요”
李 “헌정질서 신속 복귀가 중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완쪽)와 국민의힘 권성동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18일 국회 민주당 당 대표실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권 원내대표를 맞으며 “고시 공부할 때 옆방을 쓰던 선배님이고 개인적으로 가까운 사이”라고 말했다. 두 사람은 중앙대 법학과 동문이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국민의힘 권성동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8일 계엄-탄핵 사태 이후 처음 만났다. 권 권한대행은 대통령 중심제의 변화가 필요하다며 개헌론을 꺼내 들었다. 민주당이 주도해 국회에서 통과시킨 감사원장, 서울중앙지검장 등에 대한 탄핵소추 철회도 요구했다. 이 대표는 “국정이 매우 불안하다. 가장 중요한 건 헌정 질서의 신속한 복귀”라고 말했다. 개헌론에 부정적 입장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도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집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권 권한대행은 “세 번째 탄핵 정국인데, 우리 헌법이 채택한 대통령 중심제 국가가 과연 우리 현실과 잘 맞는지에 대해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제 ‘올 오어 너싱(all or nothing)’인 대통령제에 좀 더 많은 의견이 반영될 수 있는, 상생·협력으로 갈 수 있는 제도 변경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최재해 감사원장, 박성재 법무부 장관 등 14건의 탄핵소추안이 헌법재판소에 계류 중이다”라며 “국정 상황 수습을 위해서라도 이전에 남발한 탄핵소추는 국회 차원에서 철회해서 헌재의 부담을 좀 덜어달라”고도 했다. 이 대표가 탄핵 가결 다음 날 국방부 장관을 새로 임명해야 한다고 언급한 것에 대해서도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대표는 ‘경제 회복’을 강조했다. 그는 “정부의 경제 부분에 대한 책임이 너무 미약했다”며 “조속하게 민생 안정을 위한 추경을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자신이 제안한 국정안정협의체 참여도 재차 당부했다. 그는 “필요한 부분까지는 다 양보할 수 있다”며 “당 대 당 토론이나 논의는 매우 잘 안 되고 있는 것 같아 (소통) 통로도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날 자신을 예방한 권 권한대행을 “선배님”이라고 부르며 맞이했다. 두 사람은 중앙대 법학과 2년 선후배 사이로 함께 사법시험을 준비한 사이다. 이 대표가 “악수 말고 포옹 한번 할까요”라고 권한 뒤 권 권한대행이 답하지 않자 이 대표가 “거봐, 안 하잖아”라며 웃기도 했다.
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