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복 노선 없애고 신규 노선 증설 환승 효율화해 인천공항 수요도 증가 “다양한 노선 개발로 인천공항 허브화 기여”
대한항공기 비행 모습. 대한항공 제공
가장 대표적인 것이 중복 노선의 조정이다. 두 회사가 경쟁으로 인해 중복 취항했던 노선의 일정을 분산시키고, 남는 항공편 등을 신규 노선에 취항시킬 수 있다. 또 주요 노선 스케줄을 환승에 효율적인 시간대로 배치할 수 있게 된다. 이 경우 한국 인천국제공항을 ‘아시아 제1 허브공항’으로 격상시키는 효과도 기대된다.
● 중복 노선 분산시키고…여력은 신규 취항
항공편 스케줄 재배치는 소비자들이 가장 쉽게 양사 통합 효과를 느낄 수 있는 분야다. 당장 예약할 수 있는 항공편 시간대가 다양해지기 때문이다. 그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비슷한 시간대에 같은 목적지의 항공기 스케줄을 편성하는 경우가 있었다. 주요 노선 승객을 경쟁사에게 빼앗길 수 없다는 이유였다. 통합 이후에는 이런 경쟁이 사라지는 만큼 승객들에게 더 다양한 항공 스케줄을 제공할 수 있다.
비행을 앞둔 대한항공 승무원들이 이동하고 있다. 동아일보 DB
신규 노선 취항도 이전보다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통합 이후 지금과 똑같은 항공편을 제공한다고 했을 때 항공기 소요 대수는 10% 가량 절감되는 것으로 추산된다. 예전에는 항공기 100편 중 100편이 모두 투입됐다면, 통합 이후에는 10편 가량의 여유편이 생긴다는 의미다. 대한항공은 이 같은 여력 기재를 활용해 신규 목적지에 취항하거나 인기 노선을 추가 편성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과 통합 이후 합리적인 노선 운영과 규모의 경제로 인한 원가 절감 등으로 한국의 항공 산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며 “대한항공을 이용하는 고객 입장에서도 노선과 스케줄 선택의 폭이 넓어져 더욱 다양하고 편리하게 여행 계획을 세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인천공항의 허브 공항화에도 기여
소비자 니즈에 맞는 스케줄 다변화와 적극적인 신노선 개척은 해외 여행객들의 환승 수요를 끌어들이는 요인이기도 하다. 이는 자체 수요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한국 공항, 특히 인천국제공항의 경쟁력을 높이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외국인 여행객들이 인천국제공항에서 환승할 비행기 탑승을 기다리는 모습. 동아일보 DB
글로벌 허브 역할을 하는 국가들은 대체로 광범위한 네트워크를 갖춘 자국의 대형 항공사, 즉 ‘플래그십 캐리어’를 보유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대한항공이 그 역할을 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조인트벤처(Joint Venture)를 맺은 미국 델타항공은 물론, 항공 동맹인 스카이팀(SkyTeam) 항공사들과 협업해 네트워크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으로 인한 ‘메가 캐리어’의 탄생은 인천국제공항의 4단계 확장 구간 오픈 시점에 맞춰 시너지를 낼 수 있다.
매출 세계 1위 항공사인 미국 델타항공은 이미 아시아 허브 공항을 일본 나리타에서 인천으로 옮겼다. 최근에는 인천~미국 솔트레이크시티 직항 노선을 신설해 인천국제공항이 아시아 최초로 델타항공 4대(애틀랜타, 디트로이트, 미니애폴리스, 솔트레이크시티) 중심 허브를 모두 연결하는 공항으로 거듭났다. 업계에서는 델타항공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 승인 이후를 염두에 두고 이 같은 결정을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통합 이후 다양한 항공편 스케줄과 노선 개발은 인천국제공항이 아시아 제1의 허브 공항으로 도약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며 “일단 인천으로 들어오는 환승객 숫자가 늘면 국내 저비용항공사에도 더 많은 기회가 돌아갈 수 있어 대한민국 항공 산업 전체를 견인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