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토종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인 A사는 최근 가능성 있는 영화 시나리오를 발견했다. 하지만 구독자 200만 명을 가진 A사로선 제작비 300억 원을 댈 수가 없었다. 결국 시나리오는 2억 명 구독자를 보유한 넷플릭스로 갔다.
미국 넷플릭스에 밀려 생존 위기에 직면한 국내 미디어 콘텐츠 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정부가 ‘K - OTT 산업 글로벌 경쟁력 강화 전략’을 발표했다. 국내 토종 OTT의 글로벌 진출을 지원하고 인공지능(AI) 기술을 통해 제작 시스템을 혁신하겠단 것이다.
●2028년까지 1조 원 콘텐츠 펀드 조성
과기부는 오징어게임(넷플릭스) 등 K-콘텐츠의 세계적 흥행에도 불구하고 국내 업체의 자본 부족, 제작비 상승 등으로 정작 국내 콘텐츠 생태계는 생존위기에 내몰렸다고 진단했다. 실제 드라마 회당 제작 단가는 2016년 9억 원(도깨비)에서 2024년 35억 원(눈물의 여왕)으로 늘어나며 국내 드라마 제작 편수(방영 기준)는 2022년 141편에서 올해 107편으로 줄었다.
이에 정부는 민-관 협력 기반의 글로벌 투자협력을 활성화하기로 했다. 2028년까지 1조 원 규모의 ‘K-콘텐츠미디어 전략펀드’를 조성하고, K-콘텐츠 연계 기획상품 동반 진출을 위한 ‘K-브랜디드 콘텐츠’ 공동 투자모델를 발굴한다. 과기부에 콘텐츠 해외 진출 지원 전담부서를 만들고, 투자비·제작비 세액공제 개선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노동집약적 방송제작 구조 AI로 혁신
정부는 AI 기술을 활용해 노동 투입을 줄이게끔 지원하기로 했다. 70년간 누적된 300만 시간 분량의 방송영상을 AI 활용 데이터로 구축하고, AI 자동영상 생성 등을 콘텐츠 제작에 활용하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스트림플레이션 (스트리밍+인플레이션)’ 가속화로 시장이 급성장 중인 ‘FAST’도 돌파구로 삼는다. FAST 를 통해 TV 제조사는 새로운 수익을 창출할 수 있고, 시청자는 무료 시청으로 구독료 부담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전 세계에 6억 대 보급된 삼성 LG 스마트TV 인프라를 최대 강점으로 보고, 현지어 맞춤형 채널(영어, 스페인어 등) 확대하기로 했다. 또 내년부터 ‘K-FAST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을 지원할 예정이다.
장은지 기자 je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