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 주총서 박재현·신동국 이사 해임 부결 박재현 “리더십 지켰다…분쟁종식 빨리해야” 임종훈 “주주 의견 존중…리더십 발휘할 것”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이사가 19일 서울 송파구 교통회관에서 열린 한미약품 임시주주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4.12.19. [서울=뉴시스]
경영권 분쟁 중인 한미약품의 임시 주주총회에서 지주회사 한미사이언스가 제안한 박재현 대표이사·신동국 이사의 해임안이 부결됐다.
19일 서울 송파구 교통회관에서 열린 한미약품 임시 주주총회에는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이사의 사내이사 해임 건,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의 기타비상무이사 해임 건이 상정됐으나 부결됐다.
박 대표에 대해선 찬성 53.62%·반대 46.32%, 신 이사에 대해선 찬성 53.64%·반대 46.30%의 표결 결과가 나와 특별결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 ‘특별 결의’ 안건인 이사 해임은 출석한 주식 수의 3분의2 이상 찬성과 발생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 찬성이 있어야 한다.
이날 부결로 한미약품 이사회를 6대 4로 뒤집겠다는 형제 측(임종윤 한미약품 사내이사·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의 전략은 불발했다. 한미약품 이사회는 4자연합(신동국 회장·송영숙 회장·임주현 부회장·킬링턴 유한회사) 측 6명, 형제 측 4명으로 구성돼 있는데, 해임안을 제안한 형제 측은 6대 4로 뒤집겠다는 전략이었다.
해임안 부결에 따라 기존 이사 해임을 전제로 하는 사내이사 박준석·장영길 선임 건도 자연스럽게 폐기됐다. 두 사람은 형제 측 인사로 거론된다.
이날 주총 후 박재현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확고한 전문경영인 체제 기반의 공고한 리더십을 확인해 기쁘다”면서도 “반면 소모적인 분쟁에 대해 참담함을 느낀다. 빨리 종식하길 바라고 회사를 어떻게 발전시킬지 방향성을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후에도 한미사이언스와의 업무 위수탁 관계는 유지할 것이고 큰 틀을 깨지 않을 것이다. 독립경영이 완전한 분리 경영을 의미하진 않는다”며 “또 8건의 고소·고발 건이 진행 중인데 주총이 끝났으니 취하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순리대로 진행하길 한미사이언스에 부탁한다”고 말했다.
한미사이언스 임종훈 대표는 주총 종료 후 보도자료를 통해 “주주들의 결정을 존중하며, 한미약품을 포함해 그룹의 미래를 함께 고민하고 걱정하는 의견과 목소리에 더욱 귀 기울이겠다”면서 “지주사 대표로서 우려되는 부분이 적지 않으나 그룹 전체가 최선의 경영을 펼치고, 올바른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경영권을 둘러싼 대치 상황은 내년 3월 한미사이언스 정기 주총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지난달 28일 한미사이언스 임시 주총에선 4자연합이 제안한 이사회 확대 방안이 무산되며, 양측 이사진 5대5의 동률 대치 상태에 있다.
그동안 강경한 대응을 해왔던 임종윤 이사가 임시주총 철회와 대주주 논의를 제안해, 양측의 대화 창구가 마련될지도 주목된다. 앞서 임 이사는 “19일 예정된 임시주총 철회를 공식 제안한다”며 “경영권 분쟁의 장기화를 방지하고 회사의 미래를 위해 대주주를 포함한 모든 주주와의 책임 있는 논의가 시급하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