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대 홈페이지에 적시, 12·3 비상계엄’ 이후로도 기술 軍 안팎 “역사관 결여 도 넘어, 당장 삭제해야”
전두환 대통령의 부대 방문을 발전사의 주요 항목으로 기술한 육군 특수전사령부의 홈페이지.
특전사 홈페이지의 ‘특전사 역사’ 항목은 태동기(50년대)와 창설기(60년대), 발전기(70~80년대), 도약기(90년대), 웅비기(2000년대~현재)로 구분하고 있다.
이 가운데 ‘발전기(70~80년대)’의 주요 내용으로 ‘전두환 대통령 부대 방문(85년 4월 6일)’이 기술돼 있는 것. 1979년 ‘12·12 군사반란’을 주도하고 정권을 찬탈한 주역이 6년 뒤 군 통수권자가 돼서 부대를 찾은 것을 발전의 역사로 기록한 것이다. 해당 내용은 지금도 홈페이지에 그대로 기술돼 있다.
‘12·12 군사반란’ 당시 전두환 보안사령관 겸 합수부장은 특전사 예하 1공수여단장(박희도), 3공수여단장(최세창), 5공수여단장(장기호)에게 지시해 1800여명의 특전사 병력을 서울로 투입시켰다. 당시 특전사 병력은 국방부와 육군본부를 점령한 데 이어 특전사 본부를 습격해 정병주 특전사령관을 체포하는 한편 효창운동장으로 출동해 대기했다. 특전사는 당시 동원된 병력 중 가장 많은 수를 차지했다.
45년 뒤에 벌어진 ‘12.3 비상계엄’에서도 특전사는 핵심 참여부대라는 오명을 쓰게 됐다. 야당 의원에 국방부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계엄 사태 당시 동원된 총 1500여명 병력 가운데 특전사가 1130여명(1,3,9공수, 707특임단)으로 가장 많았다.
군 관계자는 “이런 와중에 전두환 방문을 발전사로 기록한 것은 사실상의 역사 왜곡”이라며 “해당 내용을 당장 삭제하고, 12·12 사태를 반성의 역사로 제대로 기록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고 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