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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축 불가” 파월 한마디에…얼어붙은 비트코인, 10만달러 턱걸이

입력 | 2024-12-19 15:30:00


AP 뉴시스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8일(현지 시간) 시장 예상대로 기준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다. 하지만 당초 내년에 0.25%포인트 금리 인하를 총 4회 단행할 것이란 기존 전망과 달리 2회만 인하할 뜻을 밝혀 금리 인하의 ‘속도 조절’을 시사했다. 일종의 ‘매파(통화 긴축 선호)’적 결정을 단행한 것으로 연준에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를 낮추라”고 압박해 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과의 갈등이 예상된다.

● 파월 “금리인하 새 국면”

연준은 이날 통화 정책을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열고 기준 금리를 0.25%포인트 낮춘 4.25~4.50%로 조정했다. 앞서 올 9월, 11월에 이어 연준이 또 금리를 인하하면서 미 기준금리는 최근 2년 간 가장 낮은 수준이 됐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고용 극대화와 물가안정이란 연준의 두 가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최선의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연준은 경제전망예측(SEP)을 통해 내년 말 기준 금리 전망치를 올 9월 제시했던 3.4%보다 0.5%포인트 높인 3.9%로 예상했다. 파월 의장은 이를 두고 “(금리 인하) 과정에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며 인하 속도를 조절할 뜻을 분명히 했다. 또 인플레이션이 더 강해지면 금리 인하 속도를 더 늦출 수도 있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이는 미국 경제가 견고한 성장세를 보이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드는 데 따른 행보로 풀이된다. 특히 다음 달 20일 취임하는 트럼프 당선인이 “캐나다, 멕시코, 중국 등 주요 교역국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함에 따라 수입물가 상승이 소비자물가 상승을 부추길 것이란 우려가 많다.

다만 이번 결정으로 트럼프 당선인과 파월 의장의 해묵은 갈등이 다시 불거질 가능성도 크다. 2018년 2월부터 연준 수장으로 재직 중인 파월 의장은 공화당원이며 트럼프 당선인이 첫 임기 때 직접 발탁했다. 그러나 금리 인하 요구에 미온적이었다는 이유로 트럼프 당선인으로부터 “해고하겠다”는 압박에 시달려 왔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파월 의장을 연임시켰고 2026년 5월까지의 임기가 보장돼 있다.

● 파월 “비트코인 비축 불가”

두 사람은 중앙은행의 비트코인 보유를 두고도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파월 의장은 이날 “우리(연준)는 비트코인을 소유할 수 없다”고 밝혔다. 비트코인 비축을 위한 제도 마련에 관해서도 “의회가 고려할 사안”이라며 “연준은 법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반면 트럼프 당선인은 이번 대선 기간 “미국을 전세계 가상화폐 수도로 만들겠다. 비트코인 또한 전략자산으로 비축하겠다”고 공언했다.

파월 의장의 발언 후 비트코인 가격은 큰 폭 하락했다. USA투데이 등에 따르면 최근 10만8000달러(약 1억5120만 원)까지 올랐던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10만1100달러(약 1억4154만 원)로 떨어졌다. 올 10월 1일 당시만 해도 6만3700달러에 불과했던 비트코인은 가상화폐에 호의적인 트럼프 당선인의 대선 승리 가능성이 높아지자 연일 신고가를 경신해왔다.



신진우 워싱턴 특파원 nice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