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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평촌-산본 유휴부지에 이주용 주택 7700채 짓는다

입력 | 2024-12-19 15:34:00


1기 신도시 가운데 경기 성남 분당과 안양 평촌, 군포 산본 재건축에 대비한 이주주택 7700채가 들어선다. ‘1호 재건축 단지’인 선도지구를 시작으로 향후 생길 이주 수요를 시장에서 공급되는 주택물량으로 상당 부분 흡수할 수 있다고 정부는 판단하고 1기 신도시 5곳 중 3곳에 대해서만 이주 주택을 짓기로 했다. 하지만 공사비 급등과 기준금리 인하 지연, 탄핵 정국 등 불확실성이 커지며 예상보다 시장 공급이 충분치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토교통부는 19일 이런 내용을 담은 ‘1기 신도시 정비사업 이주지원 및 광역교통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지난달 분당·고양 일산·평촌·산본·부천 중동 등 1기 신도시 5곳에서 선도지구 3만6000채를 선정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이주용 주택 7700채 가운데 1500채는 분당구 중앙도서관 근처 유휴부지에 공공주택으로 공급된다. 평촌·산본과 가까운 당정 공업지역에는 민간주택 2200채가 들어선다. 2곳 모두 2029년 준공이 목표다. 내년 상반기(1~6월) 중 분당·평촌·산본 인근 유휴부지 2곳을 더 발굴해 4000채를 공급할 계획이다. 이주용 주택은 먼저 이주 주택으로 활용한 뒤 리모델링을 거쳐 분양하거나 공공임대로 전환한다.

1기 신도시 5곳 가운데 분당·평촌·산본 인근에만 이주용 주택을 짓기로 한 것은 3곳에서만 신도시 중심으로부터 10km 이내인 이주가능지역의 일시적 주택 부족이 예상됐기 때문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선도지구 이주가 시작되는 2027년부터 2031년까지 1기 신도시 전체 입주 예정 물량은 34만9400채로 이주 예정 수요(17만1100채)의 2배 수준이다. 하지만 분당의 2028, 2029년 입주 예정 물량(8600채)은 이주 수요(1만2700채)의 68% 수준에 그쳤다. 공급 지연 등 변수를 고려할 때 평촌·산본에서도 일시적인 공급 부족이 나타날 수 있다고 국토부는 분석했다. 이주용 주택 완공 전에는 기존 정비사업과 공공주택 공급 시기를 앞당기는 방식으로 이주 수요를 흡수할 계획이다.

하지만 공급 예정된 물량이 계획대로 진행될 수 있을지 불확실성이 크다. 이미 공사비 급등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 여파로 사업이 지연된 단지가 적지 않다.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서 수입산이 대부분인 자재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공사비가 오르면 정비사업 사업성이 악화될 수밖에 없다. 공공주택 역시 택지 확보 등에 변수가 많아 정부 계획대로 진행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