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대선’ 경험자는 나밖에…기회 된다면 선거 치러보고 싶다”
홍준표 대구시장. 뉴시스
홍준표 대구시장이 지난 총선 이후 윤석열 대통령에게 “이대로 가면 위험하다”면서 책임총리제를 건의했다고 밝혔다.
홍 시장은 19일 공개된 월간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8월에 윤 대통령에게 전화가 왔다”며 “그때 나는 내정이 힘들면 내가 대구 시장을 그만두고 올라가서 도와드리겠다고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대통령에게 외교와 국방만 하시라. 이원집정부제 형태로 책임총리제를 도입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건의했다”고 전했다. 이원집정부제는 대통령중심제와 내각책임제가 절충된 제도로, 평상시에는 총리가 내정에 관한 행정권을 행사하며 대통령은 외교 국방 등의 권한만을 가지는 제도다.
그는 10월에도 윤 대통령에게 문자를 보냈다고 했다. 홍 시장은 “‘박근혜처럼 될 수가 있다’며 책임총리제를 도입하고 국정 쇄신하라. 대통령실, 내각도 전면 개편하라. 처음 취임했을 때처럼 새로운 사람으로 하라. 내가 도와주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홍 시장은 윤 대통령으로부터 답을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정말 대구시장을 관두고 총리를 맡을 의향이 있었냐?’는 질문엔 “나라고 중간에 올라가고 싶었겠나. 내가 해보고 싶은 것은 국가 경영인데, 역대 총리 중에 대통령이 된 전례는 없다. 총리가 대통령이 되지 못한 것은 자기가 몸담았던 정권과 공동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내가 왜 경선에서 패배한 후 대구시장으로 내려왔겠나”며 “이 정권이 잘할 것 같지 않으니, 여기서 준비하고 역량을 갖춰 4년 후에 올라가겠다는 생각이었다”고 덧붙였다.
홍 시장은 차기 대선 출마 의지도 드러냈다. 그는 “당에 아직 오세훈 서울시장도 있고, 나도 있으니 충분히 대선 치를 능력이 될 것”이라며 “박근혜 때 ‘탄핵 대선’을 치러봤기 때문에 경험이 있는 사람은 결국 나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이 정권이 무속 때문에 말이 많았는데 대선에 나올 경우 ‘묫자리가 좋네, 안 좋네’ 소리가 나올 것 같아 정리를 깔끔하게 해놨다”며 “기회가 올지 안 올지 모르겠지만, 기회가 온다면 제대로 한번 선거를 치러보고 싶다”고 덧붙였다.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