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 개발 총괄 최승락 부사장
“외국인 예약 불편하다는 피드백에… 본인인증 절차 개선해 문제 해결
AI 기술로 다국어 번역 품질 높여… 3D로 밖에서 상점 혼잡도 확인”
네이버지도가 외국인 공략에 나선다. 내년부터는 외국인도 식당 공연 전시 등에서 네이버 예약 결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그간 본인인증 절차로 막혀 있던 외국인 예약 결제 문제를 해결한 것이다. 글로벌 지도 앱의 한국시장 공략을 차단한다는 전략이다.
네이버지도 개발을 총괄하는 최승락 네이버 플레이스 프로덕트 부문장(부사장·사진)은 최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어 “엔데믹 후에 한국을 찾은 방문객이 늘어나고, K컬처 인기로 외국인 이용자를 위한 지도앱 수요가 많아졌다”며 “개발 과정에서 외국인 지인이나 이용자들로부터 식당뿐 아니라 공연, 전시 등 예약이 불편하다는 피드백을 많이 받았다”고 설명했다.
네이버의 지도앱인 네이버지도의 11월 월간활성사용자수(MAU)가 2626만 명으로 카카오맵 1070만 명, 구글맵 905만 명과 비교해 압도적 1위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인공지능(AI)과 결합한 서비스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구글과 오픈AI 등도 국내 지도 앱 경쟁에 시동을 걸고 있는 상태다. 이에 네이버도 한국을 찾는 외국인을 비롯해 한국에 특화된 서비스를 고도화해 1위를 사수하겠다는 전략이다.
외국인 관광객 대상 서비스 강화가 대표적이다. AI 번역 ‘파파고’ 기술을 이용한 정확한 다국어 번역에도 역량을 집중했다. 기존 지도앱은 번역 품질이 낮아 상호명이 일부는 영어로, 일부는 한글로 노출돼 외국인들이 혼란을 겪었다. 이에 전국에 위치한 상점 99%의 데이터를 확보, 거대언어모델(LLM)을 활용해 유명 프랜차이즈가 아니더라도 정확하게 AI 번역을 제공할 수 있도록 기술을 고도화했다. 최 부문장은 “이용자가 던진 문장 형태의 질문과 추천 장소를 이해해 오류 없이 정확히 매칭시키도록 AI 기술을 고도화했다”고 강조했다.
네이버지도는 공간 지능(Spatial Intelligence) 가운데 비주얼 로컬라이제이션 기술로 ‘실내 내비게이션’도 제공할 예정이다. 길을 헤매기 쉬운 코엑스나 공항 등에서 ‘거리뷰3D’ 기능을 활용하면 눈앞에 실제와 같은 길이 그대로 펼쳐진다. 밖에서도 해당 상점의 실시간 혼잡도를 한눈에 보여줘 식당이 너무 붐빈다면 안에 들어가 보지 않고도 다른 식당으로 향할 수 있게 한다.
최 부문장은 “지도의 경쟁력은 AI 모델에 얼마나 양질의 데이터를 학습시켰느냐에서 결정된다”며 “네이버는 식당 등 국내 거의 모든 장소에 대한 데이터와 블로그, 카페, 지도앱 내 리뷰 등 이용자가 직접 작성한 양질의 데이터를 국내 기업 가운데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향후 AI 에이전트를 탑재해 말 그대로 지도앱이 손안의 비서가 될 수 있도록 하는 안도 구상 중이다. 최 부문장은 “증강현실(AR) 기술을 붙이면 박물관이나 미술관에서 도슨트 서비스도 지도 안에서 구현할 수 있다”고 했다. ‘스마트 안경’에서 직접 지도를 한눈에 보게 되는 미래도 준비 중이다. 이와 관련해 최 부문장은 “새로운 웨어러블 폼팩터가 대중화되면 그에 맞추는 기반 기술은 이미 개발 중”이라고 덧붙였다.
장은지 기자 je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