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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A 글로벌] 치명적 사고 부르는 ‘러그 너트 풀림’ 해결사로 떠오른 반프

입력 | 2024-12-20 11:11:00


[SBA X 동아닷컴 공동기획] 동아닷컴은 서울경제진흥원(SBA)과 함께 세계를 누빌 유망 스타트업을 소개합니다. 창업 지원과 스케일업, 경쟁력 강화와 글로벌 홍보에 이르기까지. SBA의 지원을 받고 성장할 스타트업의 실력을 동아닷컴의 스타트업 미디어 IT동아와 함께 살펴봅니다.

우리는 매일 접하는 수많은 형태의 타이어에도 심도 있는 과학 기술이 담겨있다. 소음이나 내구성, 진동 및 마모 등은 물론 재료 공학이나 열축적, 접촉 역학, 견인력, 차량 동역학, 구름 저항, 유한요소법 등 다양한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고려된다. 이미 반 세기 가까이 연구된 분야지만, 이제는 전동화, 자율주행 등 최신 ICT 기술과 맞물려 장착된 차량이나 주변 환경까지 대응하는 첨단 기술로 발전하고 있다.

리서치 앤 마켓은 2030년까지 스마트 타이어 시장이 매년 7.5%씩 성장해 1616억 달러(약 231조 원)에 이를 것으로 보며, 국내외에서 이미 관련 기업들이 급성장하고 있다. 국내에도 주요 타이어 제조사들이 관련 기술 연구에 한창이나, 최근 돋보이는 스타트업은 반프(BANF)다. 반프는 타이어 내부 센서(Tire Mounted Sensor, TMS)로부터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기술 및 솔루션을 개발하며, 이를 토대로 주행 이상의 다양한 정보들을 수집 및 활용한다.

반프, 차량용 센서로 자율 주행 시장 활성화에 대비


반프는 차량용 타이어 데이터 관리 체계인 ‘타이어 프로파일’ 솔루션을 개발한다 / 출처=반프


반프의 타이어 프로파일 솔루션은 아이센서(iSensor)와 스마트 프로파일러(Smart Profiler), 데이터 뷰어(Data Viewer) 세 기술이 종합돼 있다. 아이센서는 타이어 내부에 탑재하는 자체 개발한 3축 가속도 센서로, TPMS 및 저전력 블루투스 기능을 통해 타이어 및 스레드 상태, 러그 너트 풀림 방지, 도로 노면 정보 수집, 휠 정렬 최적화, 타이어 하중 등의 데이터를 수집한 뒤 이를 데이터 뷰어가 인식 가능한 형태로 전환한다.

타이어 수집 데이터는 중앙 관제 등으로 관리하고, 도로 데이터 및 자율주행 등에 활용한다 / 출처=반프


수집되는 데이터는 차량 자체를 넘어 산업군 전체에서 쓰인다. 물류에서는 타이어 상태를 조기 파악해 사고 예방 및 비용 절감, 연비 향상 등에 활용한다. 또한 차량의 실시간 위치나 차량 상태 등을 중앙 집중식으로 관리할 수 있다. 또한 지능형 도로 구축을 위한 데이터 확보 용도로도 쓸 수 있다. 기존 지능형 도로는 CCTV 혹은 자율주행 차량에서 수집된 데이터를 활용하는데, 도로의 노면 상태를 파악해 미끄럼 정보, 블랙아이스 여부 등 도로 이상 정보도 함께 수집할 수 있다.

인명 사고 이어지는 ‘러그 너트 풀림’도 예방

타이어 데이터를 통해 차량의 러그 너트 상태도 감지한다. 러그 너트는 차량의 휠 중심의 대형 너트로, 차량과 휠을 고정하는 데 쓰인다. 그런데 러그 너트를 규정 토크 이하로 조여도, 이상으로 조여도 문제가 되고, 이 상태로 장시간 주행하면 결국 너트가 풀려 타이어가 차량에서 이탈한다. 이때 타이어는 무게 100kg이 넘으며, 다중 충돌 사고 및 사망 사고 등의 주요 원인이 된다.

타이어 내부에 배치하는 반프 아이센서 / 출처=반프


마크 베일리(Mark Bailey) MEA 포렌식 수석 엔지니어가 올해 6월 미 국립 법의학 엔지니어 아카데미 저널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0년 한 차량 운용 기업이 겪은 100건의 휠 분리 사고 중 79건이 허브 볼트 및 휠 너트 조임 미비(Fastener failure)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나머지 13건은 베어링 파손, 8건은 축 이탈 등이다. 모든 79건의 패스너 탈락은 휠 너트를 제대로 조이지 않은 게 이유였고, 79건 중 수리 이력이 있는 55건은 평균 38일, 2324km를 주행한 뒤 바퀴가 분리됐다.

미 현행법 상 대형 트럭 업체는 주기적 점검 및 기록을 보관해야 하고, 캐나다 역시 상용차 바퀴 수리는 전문 기술자가 맡도록 돼있다. 문제는 육안으로는 러그 너트 풀림 확인이 어렵고, 또 상용 트럭이 교체하는 트레일러의 타이어까지 점검하지는 않는다는 데 있다. 현재 8시간 주행에도 사고 건수가 1년에 최소 5만 건이 넘는데, 자율 주행의 등장으로 24시간 운행이 되면 사고 건수 역시 급증할 수밖에 없다.

아이센서가 타이어 내부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스마트 프로파일러가 정보를 수신 및 장치를 충전한다 / 출처=반프


반프의 타이어 프로파일 솔루션은 타이어의 온도와 압력, 스레드 및 조정 상태 기반으로 러그 너트 상태를 파악한다. 이 시스템의 비용은 월 50달러(약 7만 원) 수준이며, 차량과 타이어 유지 관리 비용으로 최대 4500달러(약 645만 원) 절감할 수 있다 말한다. 반프는 글로벌 OE(순정 부품)사 및 타이어 제조사와 협력 중에 있다.

한편 서울경제진흥원(SBA)은 반프를 유망 스타트업으로 선정하고, 2024년 스케일업 프로그램을 통해 인터뷰 및 기업 성과를 소개하고 있다. 또한 제 8회 서울혁신챌린지로 ‘타이어 데이터 기반 실시간 도로노면 상태 정보 제공 시스템’ 등의 과제를 지원하고, 2024 서울 유니콘 챌린지 최우수상 기업으로도 선정됐다. 이번 최우수상 선정으로 반프는 글로벌 사업화 지원금 및 진출 희망 국가에 대한 후속연계 프로그램 지원금 등을 제공받는다.

반프 타이어 프로파일, 전동화의 성공적 사례로 볼 수 있어

러그 너트 풀림을 육안으로 판단하는 것이 어려운 만큼, 이에 대응하는 시장 제품도 많다. 러그 너트에 플라스틱 표시기를 장착하거나, 두 개 이상의 너트를 금속 장치로 고정하는 식이다. 하지만 러그 너트 풀림 사고 비율은 실제 보고된 사건보다 더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는 늘 사망 사고로 연결된다. 반프의 타이어 프로파일 솔루션은 기업 입장에서 손쉽고 저렴하게 러그 너트 풀림을 방지하는 것은 물론, 도로 관리나 자율주행에 필요한 데이터 수집까지 돕는다. 자율 주행 시장이 활성화될수록, 반프의 솔루션은 경제적 효율과 작업 능력, 안전 보호 수단으로 주목받게 될 전망이다.

IT동아 남시현 기자 (s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