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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체 옮기는 장면, 구글 맵에 딱 찍혔다…용의자 검거

입력 | 2024-12-20 11:14:00

사건 해결에 단서가 된 ‘구글 스트리트뷰’ 사진


스페인 경찰이 구글 스트리트뷰에 포착된 장면에서 ‘실종 사건’의 실마리를 찾아 용의자를 체포하는 데 성공했다.

19일 CBS,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이 사건은 지난해 11월 스페인 소리아주에서 실종 신고가 접수되면서 수사가 시작됐다. 수사는 1년이 지나도록 진척이 없었다.

그러던 중에 스페인 언론이 지난 10월 구글맵 스트리트뷰에 올라온 미스터리한 장면을 보도했는데, 경찰은 이 사진이 실종 사건과 연관이 있다고 판단했다.

구글맵 사진에는 소리아주 타후에코 마을에서 한 남자가 흰색 천으로 감싼 무언가를 차 트렁크에 싣는 모습이 담겨있었다.

이 마을은 주민이 20여 명에 불과한 외딴 마을이었다. 구글 촬영 차량이 이 마을에 온 것은 2009년 이후 15년 만이었다.

문제의 이미지는 10월에 구글맵에 공개됐지만 그 장면이 정확히 언제 찍혔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단서를 잡은 경찰은 지난달 용의자 2명을 체포했다. 한 명은 실종 남성의 여자친구이고 다른 한 명은 구글 사진에 찍힌 차량 소유주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달 초 타후에코 옆 마을의 한 묘지에서 심하게 부패한 몸통을 찾아냈다. 경찰은 이 시신이 피해자의 시신일 것으로 보고 있다.

피해자 신원은 33세의 쿠바인이라고 현지언론은 전혔다.

스페인 경찰은 18일 브리핑에서 구글 스트리트뷰 사진이 사건 해결에 도움이 됐다고 밝히면서도 “결정적인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수사관들은 체포된 두 용의자의 집을 급습하고 차량을 조사해 추가 단서를 찾았다.

구글 스트리트뷰가 범죄 해결에 기여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2년 이탈리아 경찰은 수십 년간 도피 중이던 마피아 보스를 구글 지도에서 발견해 스페인에서 체포했다.

2019년에는 22년간 실종됐던 남자의 유해가 구글 위성 이미지 덕분에 발견됐다. 한 네티즌이 실종자가 살았던 미국 플로리다 마을을 위성사진으로 확대해 살펴보던 중 호수에 잠긴 차를 발견해 찾아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