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티이미지뱅크.
반려동물의 수명이 길어지면서 반려견 노화 증상도 사회적 관심사가 됐다. 반려견 노화 신호는 개의 크기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영국 리버풀대학교 연구팀은 노령견의 노화 신호와 이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대한 연구 결과를 지난 12일 수의학 국제 학술지(JSAP/Journal of Small Animal Practice)에 소개했다. 연구팀은 784개의 영국 동물병원 전자 건강 기록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총 832마리의 개를 소형견(체중 10kg 이하), 중형견(10~25kg), 대형견(25kg 이상)으로 나누어서 살폈다. 노령견의 행동에 대해 3가지 신호를 기준으로 관찰했다. 여기에는 인지적 변화(기억력 감퇴, 혼란스러운 행동), 행동적 변화(활동성 저하, 불규칙한 수면 패턴), 신체적 변화(시각·청각 저하, 관절 문제)가 포함됐다.
특히, 중 대형견은 관절 문제와 활동성 저하가 가장 먼저 나타났다. 소형견의 경우 행동적 변화보다 인지적 변화가 더 뚜렷했다. 연구진은 “개의 크기와 체중이 노화 속도에 중요하게 작용한다”며, “소형견이 대형견보다 신체적으로 노화가 느리지만, 정신적 노화는 상대적으로 빨리 진행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아지들이 노화 과정에서 겪는 문제로는 체중 관련이 35%, 근골격계 33%, 치과 28%, 피부 28%, 소화기 22% 순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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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중 변화에 있어 비만은 소형견에게, 체중 감소는 중 대형견에 더 자주 나타났다. 나이가 들수록 활동량이 감소하고 신진대사가 변화하거나 질병이 생겨 체중에 이상이 생긴다. 갈비뼈 주변에 지방층이 두꺼워져 뼈가 잘 만져지지 않는 경우 비만 가능성이 높다. 비만일 경우 저칼로리 사료를 급여하고 운동량을 늘려야 한다. 또 체중 감소는 근육 손실이나 기저질환의 신호일 수 있다. 이때 고열량 음식을 소량씩 제공하는 것이 도움 된다. 단, 신장질환 등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 전문가와 상담 후에 사료를 바꿔야 한다.
관절염이 생기거나 근육이 약화되면 근골격계에 문제가 생긴다. 특히 중 대형견에서 주로 나타나고, 통증으로 인해 운동량이 줄어들게 된다. 걷는 속도가 느려지고 계단 오르기를 꺼리거나 눕거나 일어날 때 힘들어한다면 노화로 인한 근골격계 질환을 의심해야 한다. 이런 경우 글루코사민 보충제를 먹이거나 관절 보호제를 활용한다. 저강도의 규칙적인 운동(산책, 수중운동)으로 근육을 유지 시키고, 때에 따라 통증 완화를 위한 수의사의 처방 치료가 필요하다.
노령견은 면역력이 저하되면 피부 탄력이 떨어지고 탈모, 가려움증을 겪는다. 털이 얇아지고 윤기가 줄어들거나 붉은 피부 반점, 각질, 염증 등이 나타나는지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한다. 이때는 오메가 -3 지방산이 풍부한 식단이 좋으며, 피부 보습제 사용이 도움 된다. 또 알레르기 요인이 무엇인지 파악해 이를 최소화하고, 정기적으로 털과 피부를 깨끗이 한다. 심한 경우 병원에 내원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위장관 기능이 저하되며 소화불량, 변비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구토 설사 변비 등의 증상이 있을 때는 소화 기능에 적합한 식이섬유와 고품질 단백질 식단을 제공해야 한다. 또 물을 충분히 섭취하도록 유도하고, 증상이 지속되면 수의사의 진료가 필요하다.
정기적으로 강아지의 신체와 행동 변화를 기록하고, 맞춤형으로 관리를 해 반려견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
최강주 동아닷컴 기자 gamja82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