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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살기 힘들어”…생후 한달 된 아들 살해한 20대 부모 자수

입력 | 2024-12-20 16:12:00

4년 전 ‘생활고’로 살해 후 풀숲에 유기
지자체 확인 나서자 4년만에 경찰 찾아 자백
경찰,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송치




오산경찰서 전경

4년 전 태어난 지 한 달밖에 안 된 아들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20대 부부가 경찰에 자수했다.

경기 오산경찰서는 A 씨를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검찰에 구속 송치하고, A 씨의 아내 B 씨를 사체유기 혐의로 불구속 송치했다고 2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2020년 10월, 평택시 서정동에 살면서 자기 집 안방에서 생후 1개월 된 아들 C 군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범행 직후 이런 사실을 알게 된 B 씨와 함께 인근 공원 옆 풀숲에 C 군의 시신을 유기한 혐의도 받고 있다.

A 씨 부부는 이달 4일 오전 오산경찰서를 찾아와 이 같은 사실을 자백했다. A 씨는 “20대 초반이던 당시 경제적 어려움을 겪다가 우발적으로 범행했다”는 취지로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C 군이 살아있다면 유치원에 입학해야 할 나이다. 부부에게 C 군 외에 다른 자녀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A 씨 부부가 C 군의 사망 사실을 시청 등 관계기관에 더 이상 숨길 수 없다고 판단해 자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자수 전 C 군의 소재를 묻는 시청 관계자의 연락을 여러 차례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시청 공무원이 A 씨의 집을 찾았을 때 “출근을 해 집에 아무도 없다”고 둘러댄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 씨가 진술한 유기 장소를 여러 차례 수색했지만, C 군의 시신을 찾지 못했다. 현재로서는 야생동물에 의해 시신 훼손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전국 병원을 대상으로 C 군의 접종이나 검진 기록이 추가로 있는지 조사 중이다. 다만, 이들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범행 사실을 모두 자백한 만큼 혐의 적용에는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

경찰 관계자는 “A 씨가 범행을 모두 자백하고, 유기 정황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밝히고 있어 진술 신빙성을 의심할 근거는 찾지 못했다”라며 “진술과 다른 점이 발견되면 추가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