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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책]뿔뿔이 흩어진 곰돌이네… 함께하는 오늘이 소중해

입력 | 2024-12-21 01:40:00

◇아빠, 언제 와요?/무아 글·그림/44쪽·1만5000원·책고래




깜깜한 새벽 사이렌 소리. 갑작스러운 폭격으로 동네는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아이들은 영문도 제대로 모른 채 엄마와 피란길에 오릅니다. 아빠는 빼고요. ‘다음 기차로 온다’던 아빠는 기다려도 오지 않습니다.

엄마와 아이들은 보호소를 옮겨 다니며 더 멀리, 더 낯선 곳으로 이동합니다. 어느덧 크리스마스. 엄마가 작은 트리를 구해 왔습니다. 아이는 산타 할아버지에게 편지를 씁니다.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아빠를 만나게 해주세요.”

평범한 일상이 소중하다는 것은 그 일상이 깨지거나 사라지고 나서야 알게 되기 마련이다. 온 가족이 트리 앞에 둘러앉아 케이크를 먹고, 수십 번은 봤을 듯한 ‘나 홀로 집에’를 다시 보며 미소 짓는 것. 아무것도 아닌 듯한 일상이 사실 그토록 소중한 것일 수 있다.

전쟁으로 뿔뿔이 흩어진 곰돌이 가족의 위기는 사실 어느 누군가의 현실이다. 아이와 함께 우리 가족, 그리고 멀리 전쟁의 포화 속에 있을 다른 가족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계기를 만드는 책.



사지원 기자 4g1@donga.com